
[픽사베이]
[이코리아] 기후 위기가 식탁을 바꾸고 있다. 수많은 먹거리가 기후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어떤 음식 재료를 선택해 식탁을 차릴지 결정하는 일이 지구에 충분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공 급식 시설에서의 채식 메뉴 제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식탁은 재료가 길러진 과정, 유통방식, 조리 후 버려지는 것까지 모두 살펴봐야 가능하다. UN은 기후환경보고서에서 “육류 생산 비중을 줄이고 식물성 식품 섭취를 확대하면 기후변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라며 채식을 권고하고 있다.
진정한 지속 가능한 식탁을 위해서라면 채식도 ‘푸드 마일리지’를 따져봐야 한다. 모든 식품이 생산자를 떠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푸드 마일리지’라고 한다. 소비지에서 원산지의 거리가 멀수록 화석연료의 양과 배출량도 늘어난다. 푸드 마일리지가 큰 식품은 신선도 유지를 위한 화학첨가물도 사용되므로 식품의 안전성과 영양도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채식 인구 증가로 채식 식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으며, 채식 음식을 취급하는 음식점과 단체 급식 기관들도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년 ‘학교의 채식 급식 제공 여부 현황’에 따르면 채식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학교는 전체의 75.9%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전에도 현재도 채식 급식을 제공 안 한다’라는 학교도 22.2%로 다음을 차지했고, ‘이전에는 제공했으나 현재는 제공하지 않는’ 학교도 1.9%에 달했다. 이전에는 제공했으나 현재는 제공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채식 반찬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서’, ‘단백질 섭취에 대한 우려가 민원으로 들어와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공공 급식에서 채식 선택을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법률은 없다. 대신 서울,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가 채식 관련 조례를 운영해 환경과 건강, 식생활의 다양성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채식의 날’ 장려 및 ‘채식 음식점’ 인증 등의 방식으로 채식 환경 조성과 채식 실천을 권장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 친환경 농업협회의 정영기 국장은 학교 급식의 채식화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 국장은 지난해 열린 ‘기후급식 페스트’에서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이미 기후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이 자라서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인 식습관과 소비 패턴을 익힐 것”이라며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아이들이 환경과 식습관의 연관성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대표적인 미식의 나라로 꼽히는 만큼 음식 재료에 관한 관심이 각별하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국가적 차원에서 채식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2021년 「기후 및 회복법」을 제정하여 공공 급식 시설에서 채식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기후 및 회복법」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정한 종합적인 환경 관련 법이다.
프랑스는 기후법을 바탕으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급식에서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채식 메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지속해서 시행하고 있다. 채식 메뉴에는 육류, 생선 또는 조개류가 포함되지 않지만, 단백질 제공을 위해 달걀이나 유제품은 포함된다.
또한 프랑스는 식단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병아리콩, 렌틸콩 등 식물 단백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단백질 다양화 계획’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중 요리 관련 교육 과정에 다양한 단백질 섭취가 개인의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도록 했다.
포르투갈은 2016년 국민의 청원으로 「공공기관 식당의 채식 식단 선택 기회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 법은 종교적, 윤리적 신념 혹은 건강 증진이나 환경 보호를 위해 채식 식단 선택의 기회를 보장한다. 학교, 병원, 교도소, 공공기관의 식당에서도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채식 식단을 제공해야 하며, 이러한 채식 식단 제공 의무의 준수에 관한 사항은 식품경제안전청에서 관리‧감독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채식 식단 선택에 관한 법률(SB-1138)」에 따라 병원과 교도소에서 환자 및 수감자의 종교적, 윤리적, 건강적 이유를 고려하여 채식 선택을 보장한다. 학교는 「2022년 아동영양법(AB-558)」을 통해 채식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채식을 장려한다. 뉴욕시는 ‘고기 없는 월요일’과 ‘가공육 없는 식단’도 제공한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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