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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유럽 등 주요국, MS와 오픈AI '반독점' 조사 저울질 쟁점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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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 누리집

 

EU가 챗 GPT의 개발사 오픈 AI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와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실상 오픈 AI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지분 49%를 유지하는 등의 꼼수를 통해 반독점 조사를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현지시각 9일 EU 집행위원회는 “오픈 AI에 대한 MS의 투자를 EU 기업결합 규정에 근거해 재검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며 양사의 AI 파트너십이 시장 역학을 과도하게 왜곡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반독점법 조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생성형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새로운 시장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기업이 성장해 소비자에게 가장 혁신적인 최고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기업과 전문가들이 AI 산업에서 경쟁 문제가 있을 경우 제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AI 파트너십이 시장 역학을 과도하게 왜곡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점은 해당 비즈니스에 대한 통제권과 관련해 양사의 실제 관계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진행중인 조사에 대해서는 “조사는 예비 단계에 있지만, 이것은 AI가 우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려는 더 큰 노력의 일부다.”라고 밝혔다.

 

한편 11일부터 미국을 방문중인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기업의 CEO를 만나 유럽 디지털 규제의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이 중 오픈 AI의 관계자도 포함되어 있어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의 규제 당국 역시 양사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 은 지난달 EU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의 파트너십 관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경쟁시장청은 “최근 오픈AI의 거버넌스는 변화했고, 그 중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이 있다.”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가 영국의 시장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시작할지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 경쟁시장청은 이 외에도 현재 AI와 클라우드 분야가 소비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역시 양사의 협력관계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의 지분 49%를 보유했으며 100억에서 13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해당 파트너십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빅테크 간의 AI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이에 힘입어 11일에는 잠시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픽사베이

 

오픈 AI는 처음 창업될 당시에는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허와 연구를 대중에게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비영리 회사였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 AI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오픈 AI의 라이선스를 독점하면서 영리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픈 AI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픈 AI는 본질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지가 되었다. 이것은 공개(Open)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그 반대로 보인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오픈 AI에서 벌어진 샘 올트먼 CEO 축출사태는 양사의 관계와 오픈 AI의 특이한 기업 구조가 주목받게 되는 발단이 되었다. 오픈 AI의 이사회가 샘 올트먼 CEO를 기습 해고한 뒤 재임명되는 분쟁의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트먼을 포함해 다른 오픈 AI 직원들을 영입하려고 시도하는 등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올트먼이 오픈 AI의 CEO로 복귀하는 형태로 사태가 종결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투표권이 없는 이사회 참관인의 형태로 오픈 AI 이사회에 합류했다. 사태가 벌어지기 전 오픈AI 누리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소수 주주(minority owner)’라고 표기했으나, 사태 이후에는 ‘소수 경제적 이해관계자(minority economic interest)’로 표기를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가 합병통제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던 독일 연방 카르텔 감독청(FCO)은 사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향후 오픈 AI에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경쟁법상 통지 의무가 존재하는지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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