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스트로포지 X 갈무리
[이코리아] 우주 자원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브레이니인사이트에 따르면 우주 채굴 시장은 연평균 19.98% 성장해 2030년에는 4억 2천만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의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포지(AstroForge)가 소행성 2022 OB5를 채굴하기 위한 탐사선 '오딘(Odin)'을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쏘아올렸다. 오딘 탐사선은 약 9개월간의 항해 후 소행성 인근을 비행하며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며, 오딘의 뒤를 이어 금속 함량 측정을 위한 탐사선 '베스트리(Vestri)'가 발사될 예정이다. 채굴 대상인 '2022 OB5'는 지름이 약 100m의 소행성으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백금족 금속을 포함해 철, 니켈 등의 금속 성분을 포함하고 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지난 2023년 소행성 '프시케'를 탐사하기 위한 동명의 탐사선을 발사했다. 길이 279Km 규모의 프시케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으며, 지구로부터 약 36억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프시케는 대부분 철과 니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외 코발트와 백금 등 다양한 광물을 포함하고 있어 최대 1000경달러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프시케 탐사선은 2029년 9월에 목표 지점에 도착해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우주 채굴을 위한 채굴 로봇을 공개했다. 중국 CCTV의 지난 1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광업대 연구진이 공개한 6족 보행형 로봇은 곤충의 발톱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바퀴와 발톱을 혼합 장착했으며, 달과 유사한 환경에서 샘플을 수집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구진에 따르면 로봇은 바퀴와 발톱이 혼합된 구조를 통해 중력이 약한 환경에서 접지력과 고정력을 높였으며, 험한 지형을 이동하는 능력도 갖췄다.
세계 각국이 우주 자원 채굴에 주목하는 이유는 헬륨-3, 백금, 니켈 등 지구에서 구하기 어려운 자원들을 대량으로 입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헬륨-3는 차세대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주목받는 자원이다. 1g의 헬륨-3을 핵융합 발전에 사용하면 석탄 40t에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이나 방사능도 배출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헬륨-3이 달 표면에는 100~200만 톤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소행성의 경우 철, 니켈뿐 아니라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백금족 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지구상에서 백금 채굴은 환경적·경제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우주 채굴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우주 자원을 둘러싼 법적 쟁점 역시 남아있다. 지난 1966년 체결된 우주조약은 어떤 국가도 달이나 다른 천체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우주 탐사는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수행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민간 기업의 자원 채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미국은 2015년 '상업우주발사경쟁력법(SPACE Act)'을 통해 민간이 채굴한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했고, 2020년 발표한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에서도 "우주 자원 채취는 국가적 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민간 채굴 역시 실질적인 국가 이익의 확장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협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우주 채굴을 위한 법안을 상정한 국가들도 있다. 룩셈부르크는 2017년 세계 최초로 민간 기업의 우주 자원 채굴 권리를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으며, 일본 역시 2021년 우주광물 활용을 합법화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한발 앞서 지난 2015년, 미국 시민이 획득한 소행성 자원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강대국의 우주 채굴에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지워싱턴대 디가닛 파이코브스키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주에서 자원을 채굴해 우주에서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이지만, 그것을 지구로 가져와 기존 경제 시스템에서 활용하게 될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특히 우주 자원 채굴이 상업적으로 이뤄질 경우, 개발도상국의 자원 주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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