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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AI 미국 의존 벗어나야’...국내외 소버린 AI 경쟁 격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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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제공

[이코리아] 세계 각국이 미국 거대 기술기업 중심의 AI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하면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버린 AI란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자국의 언어와 문화에 특화된 AI를 개발하고,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 국가나 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기술을 자립적으로 발전시키고, AI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주요 기술기업들 역시 국내 환경에 특화된 한국형 AI의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기술 독립성 확보를 위한 소버린 AI 전략을 내세우며 국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오늘 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복귀가 예고된 만큼,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X' 모델을 자체 개발했으며, AI 원천기술을 검색, 지도, 쇼핑, 광고 등 서비스 전반에 밀착시키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추진중이다. 지난 21일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행사 'GTC 2025'에 참석한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는 행사 중 특별히 마련된 '소버린 AI 서밋'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비영어권 언어 기반의 LLM으로 소버린 AI의 가능성을 검증한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를 소개하고,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AI 밸류 체인(AI Value Chain)'과 이를 통한 실제 소버린 AI 구축 사례들을 설명했다.

특히, 네이버는 AI 서비스·데이터·AI 백본·슈퍼컴퓨팅 인프라·클라우드·데이터센터까지 AI 밸류 체인 전 영역에 걸친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소버린 AI 확보를 원하는 국가 및 기업들의 기술 발전 단계에 따라 맞춤 제공이 가능함을 강조했다.

김대표는 이제는 AI가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함을 언급하며, 해당 사례로 초고령 사회 독거노인의 돌봄 문제를 AI로 지원하는 AI 안부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 사례와 보안이 중요한 국가 기반 산업에서 AI를 적용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은행의 뉴로클라우드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유원 대표는 "각 국가와 기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자체적인 AI 역량 및 소버린 AI가 필요하고 네이버는 이러한 기업, 국가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네이버와 같이 AI 밸류 체인 전 과정을 경험해본 기업뿐 아니라 엔비디아를 포함해 AI 밸류 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생태계를 만들어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KT 제공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한국적 AI'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KT는 지난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에 참석해 AICT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선언하며 한국적 AI와 KT SPC(Secure Public Cloud)를 올해 2분기 안에 상용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의 AX(AI전환)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적 AI’는 단순한 한국어 처리를 넘어 한국의 정신·방식·지식을 포괄적으로 깊이 이해하고, 한국의 사회·역사·국가관을 담아 국내 제도와 규제에 부합하는 안전한 AI 서비스를 지향한다.

KT는 ‘한국적 AI’ 대중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모델인 ‘믿음’,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통한 한국적 SOTA(State-of-the-Art, 현존 최고 수준의 모델),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을 두루 활용하는 등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AI 모델 개발에 집중 투자해,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설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KT는 23일에는 새로운 AI 마스터 브랜드인 ‘K intelligence’(케이 인텔리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K intelligence는 대한민국 AI 산업 발전과 고객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KT의 AI 상품과 서비스를 대표한다. KT는 팔만대장경에서 빅데이터 센터까지 한국인의 태생적 AI DNA를 재조명하는 K intelligence 출시 광고로 이목을 끌었다.

KT는 AI 휴먼 기술을 적용한 선수와 팬 사이 실시간 소통 이벤트, 생성형 AI 고객 체험 이벤트 등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이 AI 스타디움에서 K intelligence를 경험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다.

= LG 제공

LG는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엑사원'의 다음 버전 4.0 버전을 5월쯤 공개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엑사원 1.0’을 발표한 뒤 2023년 7월 ‘엑사원 2.0’을 공개하는 등 3년간 생성형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에서 국내 최초의 추론 인공지능(AI) ‘엑사원 딥’을 선보였다. LG AI 연구원은 엑사원 딥이 글로벌 추론 AI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최초의 국산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엑사원 딥은 은 수학적 논리를 이해하고, 과학적 개념을 추론하며, 프로그래밍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고성능 추론 특화 모델이다. 특히 공개 직후 32B 모델은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EPOCH AI(에포크 AI)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Notable AI Models)’ 리스트에 등재되며 전문 지식 분야에서의 활용성을 입증했다. LG는 엑사원 딥 부터 엑사원 3.5에 이르기까지, 최근 2년간 국내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등재된 모델이라는 점이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LG는 GTC 2025 현장에서 엑사원 3.5가 탑재된 자동 코드 생성 및 자동 데이터 생성 솔루션을 선보였다. 코드 자동 생성 솔루션은 사용자가 자연어로 요청한 내용을 이해하고 빠르게 코드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복되는 코드 생성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더 복잡한 업무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 데이터 생성 솔루션은 고품질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니즈에 초점을 맞춰 AI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해 주며 저품질의 데이터는 모니터링을 통해 직접 걸러내는 과정을 포함한다.

앞으로 LG는 이번 GTC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사용자를 직접 만나 AI 기술을 선보이고, 글로벌 AI 연구자들과 인사이트를 나눌 계획이다.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에 전념하는 국가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프랑스는 자국의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에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이 회사는 불어·독일어·스페인어 등 유럽 언어에 특화된 생성형 AI ‘르 챗(Le Chat)’을 개발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 ‘사일로 AI(Silo AI)’는 모든 EU 언어를 포괄하는 대형 언어모델 개발을 목표로 ‘오픈유로LLM(OpenEuroLLM)’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북유럽 언어에 특화된 LLM ‘노르딕’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바 있다. 현재는 전체 유럽 언어를 포함하는 ‘유로파(Europa)’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약 725억 엔(약 6,200억 원)을 기술 기업에 지원해 AI 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일본어 특화 LLM을 개발 중이다. 대만도 약 7,400억 원을 들여 번체 중국어에 특화된 ‘타이드(TaiDe)’ 챗봇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 문화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캐나다(20억 달러), 호주(3,990만 호주 달러) 등 영어권 국가들 역시 자국 주도의 소버린 AI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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