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픽사베이
[이코리아] 오랜 시간 전통적인 검색시장을 장악해오던 구글이 AI 기반 검색의 등장으로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 분석기관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체스(Ben Reitzes)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AI 기반 검색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디지털 전환에 실패한 필름 제조사 '코닥'과 같이 도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체스는 “지금은 구글의 검색 비즈니스가 아직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데이터는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라며 최근 사용자들은 더 이상 복잡한 광고와 링크 나열에 익숙하지 않고, 간결하고 출처가 명확한 AI 요약 응답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AI 개요 검색결과 예시 = 구글 갈무리
AI 검색의 부상에 위협을 느낀 구글은 ‘AI 개요(AI Overview)’와 같은 기능을 추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기존의 링크가 나열된 화면 대신, 질문의 의도를 반영한 요약 정보가 페이지 상단에 제공된다.
다만 라이체스는 “구글의 AI 개요는 여전히 퍼플렉시티, 챗GPT 서치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하며, “현재 1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챗GPT를 브라우저 기본 화면으로 설정하고 AI 요약만을 신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오픈AI 갈무리
최근 주요 빅테크 기술기업들은 빠르게 AI 기반 검색기능을 고도화하며 구글이 거의 독점하던 검색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오픈 AI는 지난해 AI 검색 서비스 '챗 GPT 서치'를 출시했다. 챗GPT 서치는 이용자의 질문에 따라 실시간 웹 검색을 스스로 수행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직접 아이콘을 눌러 검색할 수도 있다. 검색 결과를 요약한 답변과 함께 사진이나 유튜브 동영상 역시 제공된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브라우저 '빙'에 생성형 AI 검색 기능을 탑재했으며, 메타 역시 지난해부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적인 AI 검색 엔진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스타트업 역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창업한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AI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최근 4조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했다.

= 네이버 제공
한편 국내에서도 AI 기반 검색 서비스의 등장으로 국내 검색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던 네이버의 점유율이 위협받는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빅테크와 AI 검색의 부상으로 네이버의 국내검색 점유율이 9년새 20% 하락했다는 보고서(ICT 브리프 2024-39호)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AI 검색 시장 진입과 국내외 스타트업의 경쟁력 강화가 네이버의 점유율 하락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사용자와 친밀하게 대화하며 세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AI 검색엔진이 등장하면서 기존 키워드 중심의 단순 나열식 정보를 제공하는 전통의 검색엔진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바라봤다.
이에 최근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 X'를 기반으로 AI 원천기술을 검색, 지도, 쇼핑, 광고 등 서비스 전반에 밀착시키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추진중이다. 검색 분야의 경우 지난 27일 모든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 ‘AI 브리핑’을 출시했다. AI 브리핑은 도의 서비스 가입없이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누구에게나 바로 제공된다.
AI 브리핑은 정리/요약된 답변을 제공하는 검색 기능은 물론, 새로 오픈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에서의 AI 쇼핑 가이드, 다양한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플레이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트렌드를 소개하는 ‘숏텐츠’ 등 각 유형에 최적화된 다양한 형태로 우선 도입된다. 기존 검색의 사용성을 유지하면서도 AI 브리핑을 통해 검색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는 확장성까지 고려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다시 회복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6개월만에 11% 이상 상승하며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6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AI 검색 도입과 검색 품질 개선, 그리고 자체 콘텐츠 생태계 강화가 네이버의 점유율 회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SKT 제공
다른 국내 기술기업들 역시 AI 검색기능을 내놓고 있다. SKT는 1일 구글의 브라우저(Browser)인 크롬(Chrome)에서 ‘에이닷(A.)’ 내 멀티 LLM 에이전트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에이닷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번 확장 프로그램 이용자들은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네이트 같은 검색 사이트의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할 경우 결과 화면 우측에 에이닷이 수행한 키워드 핵심 요약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에이닷 크롬 확장 프로그램’은 PC 웹 환경에서만 설치 및 이용할 수 있으며 에이닷엑스(A.X), 퍼플렉시티 소나(Perplexity Sonar), GPT 4o mini, 클로드(Claude) 3.5 하이쿠(Haiku) 가운데 하나의 AI 모델로 요약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SKT는 이번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크롬 기반의 검색 서비스 이용자들이 방대한 정보를 직접 찾아보지 않고도 AI가 요약한 핵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검색 서비스 사용 편의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검색 페이지에서 검색을 한 다음 별도로 AI 서비스 페이지를 방문해 다시 검색을 하는 번거로움이 해소되는 만큼 에이닷을 통한 AI 서비스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SKT는 키워드 요약 결과 안내를 넘어 문서 생성이나 영상 요약 등의 유용한 기능들의 추가 도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AI 검색시장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역시 주목받는다. 지난 2023년부터 서비스중인 AI 기반 검색 포털 뤼튼(Wrtn)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문서 요약·검색 기능을 바탕으로 빠르게 사용자층을 확대 중이며, 최근에는 108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AI 검색 스타트업 라이너는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딥 리서치' 기능을 선보였다. 라이너의 딥 리서치 기능은 별도로 로그인하거나 구독하지 않아도 일 10회까지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현기호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IC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AI 성능, 미국 턱밑까지 추격...한국 AI 기술은 답보상태 (0) | 2025.04.09 |
---|---|
"챗 GPT, 지브리풍으로 그려줘" 열풍...윤리적 논쟁 이어져 (2) | 2025.04.03 |
美 무역대표부가 '무역장벽'으로 지목한 韓 ICT 분야는? (0) | 2025.04.01 |
"경쟁만으론 AI 위험 못 막아”...미중 AI안전 협력론 배경은? (1) | 2025.03.31 |
[인터뷰] 김묘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 민주주의 발전과 직결" (0) | 2025.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