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한국 수출이 약 513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미국발 상호관세 폭탄으로 국내 기업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4대 금융그룹이 약 3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8일 미국 상호관세와 관련해 시장안정 및 수출입기업 지원에 총 10조2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현재 ▲수출기업 및 협력기업 금융지원 강화(2조3000억원) ▲무역보험공사 보증서 담보대출 지원 (2700억원) ▲고환율·경기침체 취약 소상공인 금융지원 강화(2000억원) ▲관세 영향 소상공인 특화지원 강화(연간 700억원) 등 총 2조9000억원의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우리금융은 이에 더해 ▲중소기업 특별 보증서 대출 공급(5000억원) ▲ 상호관세 타격 기업 경영안정 특별지원(1000억원) 지원 ▲수출기업 및 협력기업 금융비용 경감(6조7000억원) 등 7조3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반도체·자동차업종 등 상호관세 피해 기업에 최대 3%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최대 5억원의 대출을 지원하고 수출환어음 부도처리기간도 90일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총 10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기업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통해 6조4000억원을 지원하는 한편,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특별 금리 인하 하이패스(Hi-pass) 쿠폰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신한금융은 소상공인 신규 대출 지원을 위한 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을 통해 5000억원을 지원하고, 수출기업 등 중소기업 신규 대출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특별출연을 통해 6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KB금융은 핵심 자회사 KB국민은행을 통해 총 8조원 규모의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영업점 전결 금리 우대’ 적용 대출 규모를 기존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했다. 국가 주력 전략산업 관련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한시 특별 금리우대 프로그램’ 또한 기존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도 지난 3일 총 6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우선 하나금융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유동성 지원을 위해 6조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에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을 3조원 증액하고, 3조원 규모의 ‘금리우대 대출’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의 금융지원도 마련했다. 하나금융은 내수 부진 및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우대금리(최대 연 1.9%)가 적용되는 3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4대 금융의 상호관세 관련 금융지원 규모를 모두 더하면 총 35조원에 달한다. 4대 금융이 이처럼 상당한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상호관세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영국 애스턴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지난해 한국 총수출액(6838억 달러)에 적용하면 수출 감소 폭이 약 513억원(약 76조원)에 달한다.
수출이 실제 이 정도 규모로 감소한다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추정치(1.9%)에서 0.4%포인트 하향된 것으로, 올해 각종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전망치를 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은은 트럼프 정부가 각국과 상호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또한 최근 상호관세로 인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5~1.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미국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분석을 전했다.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반영한 듯 국내 증시도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실제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 2일 2505.86이었던 코스피는 8일 2334.23으로 4거래일만에 171.63포인트(△6.8%)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140조6472억원이나 감소했다.
한편, 배연수 우리금융 기업그룹장은 “관세 영향이 큰 자동차·철강·반도체 업종 중에서도 미국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을 최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추가대출, 원금 상환없는 기간연장, 금리 우대 등 다양한 방식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4대 금융의 긴급 지원이 상호관세로 인한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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