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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키움증권은 그린워싱" 환경단체 비판 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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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증권

[이코리아] 민자 석탄발전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단독 주관사인 키움증권에 대해 탈석탄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팀을 신설하고 친환경 경영 이행을 선언한 만큼, 석탄투자에 동참할 경우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전국 시민사회 연대체 ‘화석연료를 넘어서’(KBF)는 지난달 31일 키움증권에 삼척블루파워와의 계약 및 영업 중단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화석연료를 넘어서’는 서한을 통해 “키움증권이 추구하는 ESG 경영 및 투자원칙을 고려할 때 삼척블루파워의 채권 인수는 적절치 않다”며 “삼척블루파워의 재무적 타당성이 떨어졌는데도 고수익을 미끼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회사채가 판매되며 막대한 손실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11년 설립된 민자 석탄화력발전사업자로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 1·2호기를 운영 중이다. 발전소 사업비 4.9조원 중 1조원이 조달되지 않은 상태로 공사에 착수한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19년 이후 자금조달 및 차환을 위해 반복해서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올해도 삼척블루파워는 오는 25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다수의 증권사가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에 주관사로 참여했지만, 최근 ESG 경영이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증권가에서도 석탄 투자에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실제 NH 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던 6개 증권사 중 5곳은 모두 탈석탄 금융 원칙에 따라 해당 사업에 대한 채권 추가 발행 및 인수 계약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도 키움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한다.

환경단체들은 증권업계가 화석연료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는 가운데 키움증권만이 채권 발행을 지속해 석탄발전소 수명을 연장해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넘어서’는 “삼척블루파워는 동해안 지역의 송전제약과 저조한 가동률 문제까지 겹쳐 투자비의 회수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삼척블루파워는 수많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으며,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 역시 지난해 12월 석탄 투자 제한 전략을 도입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탈석탄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녹색연합에 따르면,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 분석한 결과 삼척블루파워 1호기의 이용률은 상업운전 이후 5개월간 26%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석탄발전소 평균(약 50%)은 물론 경제적 운영기준 80%에도 미치지 못한다.

‘화석연료를 넘어서’는 “만약 삼척블루파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더라도 매년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며,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많은 사회·정책적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키움증권의 책임 있는 탈석탄 결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실제 키움증권은 지난해 ESG 추진팀을 신설하는 등 친환경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은 ‘2024년 ESG 보고서’에서 “환경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저탄소 경제체제 전환 등 금융의 환경적·사회적 기여 확대와 ESG 확산을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친환경 경영을 통해 금융의 환경적 기여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뒤 석탄화력발전소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것은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도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하는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화석연료를 넘어서’는 키움증권에 오는 11일까지 삼척블루파워와의 계약 중단 여부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의 회사채 발행을 단독 주관하게 된 키움증권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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