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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키움증권 이틀 연속 전산 ‘먹통’... 투자자 불안 확산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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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국내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에서 이틀간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소집해 전산운영 안정화를 당부했지만, 언제 다시 전산오류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하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사 10여곳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소집해 안정적인 전산시스템 운영을 당부했다. 이는 지난 3~4일 키움증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개장 직후 키움증권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에서는 주문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거나 체결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오전 10시경 “주문 불안정 현상은 정상화됐다”고 공지를 올렸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4일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키움증권은 주말(5~6일) 내내 시스템 점검을 진행해야 했다.

증권사 주식거래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산인프라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실제 새해 들어 증권업계 ‘빅10’로 꼽히는 대형증권사에서 연달아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 지난달 4일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에서 주문·체결 내역 등이 제대로 조회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데 이어, 다음날 한국투자증권에서도 해외주식거래에 차질이 발생했다.

증권사 전산장애의 빈도와 피해 규모는 주식 투자가 활성화된 코로나19 이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48개 증권사에서 발생한 전산장애 사고는 지난 2020년 60건에서 2021년 84건, 2022년 76건, 2023년 98건, 지난해 94건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기간 전산장애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210억원, 피해자 수는 21만1593명에 달한다.

2024년 10대 증권사 전산운용비.(단위: 억 원) 자료=금융투자협회

문제는 증권사들이 전산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0개 증권사의 전산운용비 지출은 2023년 8539억원에서 2024년 9697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이번에 전산장애가 발생한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전산운용비로 1097억원을 지출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키움·NH투자증권 등 증권업계 ‘빅5’ 중 당기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각 13.5%)였다. 삼성증권은 12.9%였으며, NH투자증권(6%)과 한국투자증권(4%)은 10%를 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전산운용비 지출 규모나 순익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이 대형사 중 가장 큰 데도 키움증권에서 전산장애가 재발한 이유로 모회사 다우기술을 꼽는 목소리도 나온다. 키움증권의 전산시스템 구축·운용을 다우기술에서 담당하고 있는 만큼, 다우기술의 IT역량 부족이 반복된 전산장애의 원인이라는 것.

한편, 키움증권은 “주문지연 등으로 손실이 발생한 경우, ‘보상기준 및 절차’를 확인 후 4월 11일까지 ‘전자민원’을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신속히 검토 후 회신드리겠다”며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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