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연말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가운데 한 목소리로 AI 분야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고물가 장기화로 가중되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통신 요금제와 단말기의 선택권 확대하는 등 각종 통신비 인하 정책을 시행하며 통신사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5G 가입자의 증가세 역시 둔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내년에는 AI 사업에서 유의미한 수익을 내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7일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SKT는 2024년에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해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위해 ▲AI인프라 ▲AIX ▲AI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자강과 협력에 기반한 산업과 생활 全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 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이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AI서비스사업부’와 ‘Global/AITech사업부’는 글로벌 PAA(Personal AI Assistant)와 함께 텔코 특화 LLM을 만들기 위해 자강과 협력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핵심 사업의 AIX 전환도 적극 지원한다.
‘T-B Customer사업부’와 ‘T-B Enterprise사업부’는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전 사업 영역에서 AI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 이와 함께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T-B 원바디(One Body) 체제로 시너지를 대폭 강화해 최고의 성장세를 이어간다.
이에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할 ‘톱 팀(Top Team)’ 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전사 경영전략 및 브랜드전략 기능과 구독(T우주), 메타버스, Web3, 메시징, 광고 등 Next커머스 사업을 연계함으로써 미래 성장사업의 추진력을 강화한다.
유영상 CEO는 "2024년은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해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 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며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는 회사 전략 실행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구조를 갖춤과 동시에 글로벌과 AI 역량 및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개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의미를 밝혔다.
SKT의 AI 전략의 핵심에는 지난 9월 출시된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닷’이 있다. 특히 에이닷은 아이폰에서도 사용 가능한 통화녹음 기능을 비롯해 음악 추천, 수면 관리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주목받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에이닷은 지난 10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6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11월에는 112만 명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향후 외국어 사용자와의 통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발표한 KT는 AI를 포함한 핵심 기술의 역량 강화를 통해 B2B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 한다. KT는 IC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고객’, ‘역량’, ‘실질’, ‘화합’이라는 네가지 핵심가치를 체질화시켜 고객이 인정하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KT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조직·인사를 합리적으로 쇄신해 기업의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회복과 함께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업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를 영입해 전문성을 기반으로 사업경쟁력과 경영관리를 고도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KT는 최근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한 데 이어,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동시에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해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 기존 AI2XLab과 외에도 AI Tech Lab을 추가로 신설해 AI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클라우드, AI, IT 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고수 집단의 ‘KT 컨설팅그룹’을 신설한다. 업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를 영입해 전문성을 기반으로 사업경쟁력과 경영관리를 고도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SKT와는 달리, KT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초거대 AI를 제공하는 B2B 시장에 집중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으로 초거대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KT는 지난 10월 초거대 AI ‘믿음’을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4종류로 출시해 기업의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AI 풀스택을 통해 KT클라우드와 함께 믿음의 기업전용 AI 클라우드팜(Mi:dm CloudFarm)을 패키지로 제공해, 별도 개발 및 학습 인프라가 없더라도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KT는 믿음 출시를 계기로 우선 B2B 시장에 집중한 뒤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의 5대 영역으로 초거대 AI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스타트업 개방 생태계를 통해 초거대 AI 기반 비즈니스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LG 유플러스 역시 초거대 AI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난달 24일 임원 인사를 실시한 유플러스는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기존 통신 사업의 기반을 견고히 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신사업의 추진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특히 AI/데이터 기반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극 중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 유플러스는 지난 10월 자체 개발한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의 개발을 발표했다. 자사 고객을 위한 통신·플랫폼 서비스에는 새로 개발되는 익시젠을, 전문가 전용 초거대 AI서비스에는 LG AI 연구원과 협력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각각 활용하는데 더해 구글과 MS 등 해외 빅테크와의 협력까지 합쳐 초거대 AI 3대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단계로 초거대 AI를 활용해 B2B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엑사원과 협력해 지난 9월 유통·금융·제조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형 AICC를 출시했다. 기업 고객은 초기 구축 비용 부담 없이 콜봇이나 실시간 대화록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욱이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엑사원2.0’과 협력해 AICC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선보인 엑사원2.0은 2021년 출시된 초기 모델(엑사원 1.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고도화된 학습을 통해 ‘전문가를 위한 AI ‘로 불린다. 엑사원2.0 기반의 구독형 AICC는 보다 전문적인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AI 협력도 본격화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MS의 애저를 활용해 챗Agent 서비스를 개발, 자사 구독 플랫폼인 ‘유독’에 적용했다. 유독에 적용된 챗Agent는 정해진 답변만 하는 일반 챗봇과 달리, 고객에게 구독 서비스 상품을 추천하고, 구독 방법을 알려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향후 LG 유플러스는 자체 제작한 익시젠, 엑사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초거대 AI를 적절히 활용해 고객사에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 한다는 계획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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