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자사의 메신저를 완전 암호화 서비스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메타 메신저 이용자는 지난 2016년부터 선택적으로 종단 간 암호화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개인 채팅 및 통화가 기본적으로 종단 간 암호화로 이루어지도록 변경했다.
로레다나 크리스안 메타 메신저 부사장은 현지시각 6일 공지사항을 통해 “우리는 메신저와 페이스북의 모든 개인 채팅과 통화에 대해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방식을 도입해 더욱 비공개적이고 안전하게 만들었다.”라며 “우리는 이용자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보호해야 할 책임을 맡고 있으며, 수년간의 투자와 테스트를 거쳐 더 안전하고 보안이 강화된 비공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메타는 종단 간 암호화가 도입되면 이용자 간의 메시지 및 통화 내용이 장치를 떠나는 순간부터 수신자의 장치에 도달하는 순간까지 보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당사자가 메시지를 메타 측에 직접 신고하지 않는 이상 메타를 포함한 누구도 대화 내용을 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메타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보안 기술에 대해 공개하고 외부 암호화 전문가 및 보안 전문가와 교류해나가겠다고도 밝혔다. 메타는 최근 암호화에 대한 접근 방식과 보안 저장소를 통해 메시지 기록을 암호화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출간했다.
메타는 암호화 기술을 통해 이용자를 해커와 범죄자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와 함께 암호화로 인해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지난 2019년 논란이 된 ‘N번방’ 사건 역시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메신저 텔레그램이 악용된 사례였다.
메타는 지난 2019년 종단 간 암호화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각국의 사법 당국과 충돌해왔다. 미국, 영국, 호주 등 각국의 사법 기관은 암호화 대책을 완화하거나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메타를 압박해왔다.
미국 국립실종착취아동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 Exploited Children)는 8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메타가 종단 간 암호회를 도입하며 아동 보호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성년자 성적 학대 이미지를 탐지, 제거 및 보고하는 기능을 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암호화를 도입하면 법 집행 기관이 범죄 행위를 탐지하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지난 9월에는 전 영국 내무부 장관인 수엘라 브레이버맨이 "메타는 악의적인 이용자로부터 플랫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라며 "그들은 종단 간 암호화 계획과 함께 적절한 안전장치를 함께 개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에는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이 암호화가 경찰이 학대받는 어린이들을 구출하는 결정적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막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NCA는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아동 학대 2천만 건을 적발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당사자만 볼 수 있고 관리자조차도 확인할 수 없게 되어 수사당국이 메타 측에 데이터 공개를 요구해도 기술적으로 응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메타는 이미 전송한 메시지를 최대 15분동안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메시지 편집 기능, 24시간 뒤 자동으로 삭제되는 사라지는 메시지 기능, 새로운 읽음 확인 제어 기능 등 새로운 기능을 함께 공개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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