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이 모드를 공유하는 사이트인 '넥서스 모드‘가 다양성을 해치는 것으로 간주 되는 모드를 삭제하며 주목받고 있다. '모드 (MOD)'란 이용자가 게임 내의 파일을 일부 수정하거나 추가해 플레이하고 서로 공유하는 이용자 창작콘텐츠를 뜻한다. 넥서스 모드는 이용자들이 자신이 만든 모드를 공유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모드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다.
논란의 대상이 된 모드는 RPG 게임 ’발더스 게이트 3‘에 등장하는 동성 커플 캐릭터 중 한명의 성별을 바꿔 이성 커플로 바꾸는 모드다. 게임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아일린‘이라는 여성 캐릭터는 ’이소벨‘이라는 캐릭터와 동성 커플 관계로 등장하는데, 한 이용자가 아일린의 성별을 남성으로 바꿔 해당 커플을 이성 커플로 바꾼 것이다.
해당 모드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일어나며 신고가 빗발치자 넥서스 모드 운영진은 해당 모드가 업로드된지 하루만에 즉시 삭제 조치를 취했다. 운영진은 모드의 삭제에 대해 “우리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추구한다.”라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포용성 및/또는 다양성에 반대할 의도로 우리 사이트에 모드를 업로드하는 것으로 간주되면 우리는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해외의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이용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으며, 각종 게임 매체에서도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많은 이용자는 해당 모드를 삭제한 넥서스 모드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
한 게임 이용자는 “나는 메가폰을 가지고 있고 당신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가정했을 때, 당신이 사람들에게 편견을 외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내 메가폰을 빌려주는 것을 거부한다고 내가 당신의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번 상황을 비유했다. 넥서스 모드 측이 자신의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배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자유이며, 모드를 공유하고 싶으면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면 된다는 의견이다.
해당 모드가 단순히 독립된 모드가 아닌, ’No Alphabets’라는 모드 묶음집에 포함된 구성품 중 하나라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해당 묶음집에는 흑인 캐릭터를 백인으로 바꾸거나 게임 내의 트랜스젠더 캐릭터의 설정을 바꾸는 등 차별적인 의도로 제작된 모드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게임 매체 PC 게이머는 이에 대해 “이번 사태는 누군가가 차별적인 묶음의 일부를 가져와 트롤링(관심을 끌기 위한 괴롭힘)의 목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 모드를 넥서스에 업로드한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반면 표현의 자유를 들어 해당 조치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게임을 즐길 권리가 있으며, 해당 모드를 다운받을지의 여부도 이용자들의 자유로 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넥서스 모드에서는 이미 각종 높은 수위의 선정성, 폭력성을 지닌 모드들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그런 비윤리적인 모드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LGBT와 관련된 모드에 대해서만 엄격하게 삭제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 의견도 나온다.
넥서스 모드에서 다양성 논란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당시 PC로 출시된 액션 게임 '마블 스파이더맨 리마스터드'의 모드 커뮤니티에서 한 해외 유저가 게임 내에 등장하는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삭제하는 모드를 만들어서 공유했다가 사이트 운영진에게 모드를 삭제당하고 계정이 차단되었다. 넥서스 모드 운영진은 당시에도 해당 모드가 삭제된 이유에 대해 “우리의 정책은 포괄성과 다양성의 추구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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