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보유한 글로벌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내년 초 한국에서 철수한다.
트위치는 6일 공지를 통해 “트위치는 한국 시간 기준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트위치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트위치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방송인에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러운 소식임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라며 그 이유로 한국에서의 높은 운영 비용을 들었다.
트위치는 높은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최대 화질을 720p로 조정하는 등의 조치로 비용을 다수 절감했으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 동안 한국에서 현저한 손실을 안고 힘겹게 운영을 지속하였으나, 더 이상은 운영을 지속해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댄 클랜시 트위치 CEO는 트위치 방송을 통해 "망 사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클랜시 CEO는 "화질을 480p까지 낮추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충분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해외에서 서비스를 하는 경우 지연시간이 늘어나 적절하지 않고, 규제 문제도 있다."라며 결국 국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7일부터 한국에서의 운영은 종료되며, 이후 한국 시청자들은 더 이상 트위치의 유료 상품을 구매할 수 없고 방송인들은 트위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된다. 또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새로운 방송 플랫폼으로의 이전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혔다.
트위치는 이전부터 망 사용료로 인한 높은 운영비용을 이유로 한국 서비스를 축소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최대 시청 화질을 720p로 제한하며 논란이 되었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VOD 기능 (클립, 이전 방송, 하이라이트 등)의 제공을 중단했다. 당시 트위치는 해당 조치를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트위치의 잇따르는 서비스 축소에 뒤따른 철수의 큰 원인으로는 망 사용료가 꼽힌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트위치는 연 500억 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텍스트-이미지-VOD(녹화방송)-라이브스트리밍으로 갈수록 훨씬 많은 인터넷 트래픽을 소비하고, 한국은 2016년 트래픽 사용량에 따라 망 사용료를 부담하도록 법을 개정하여 라이브영상 송출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또 국내 서비스인 아프리카 TV의 경우 그리드 전송 기술로 중앙 서버가 부담해야 할 트래픽을 분산해 150억 원 수준을 납부한다고도 덧붙혔다.
한편 트위치 방송인들과 이용자들은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에 당황했다는 반응이다. 다수의 방송인들이 트위치 철수가 발표되자 아침부터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들과 소식을 공유했으며, 어느 플랫폼에서 방송을 이어나갈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미 굳건한 팬층을 지녔거나 주요 MCN에 소속된 소위 '대기업' 방송인보다, 적은 시청자를 지닌 중소규모 방송인의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유튜브, 킥 등 여러 방송 플랫폼이 대체 플랫폼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출시를 예고한 신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치지직 (CHZZK)’으로 알려진 해당 서비스는 이번달에 베타 출시한 뒤 내년 초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올투자증권은 6일 ‘네이버가 한국 트위치를 집어삼킬 수 있다.’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신생 플랫폼 치지직이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이용자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경우, 사업가치가 1조원이 넘어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지금까지 경쟁 플랫폼들은 방송 문화의 차이나 스트리밍 성능의 문제 등으로 트래픽 확보에 실패했기에 치지직의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프리카의 경우 트위치와 다른 방송 문화로 인해 트위치 이용자들의 적응이 쉽지 않으며, 유튜브는 생방송 성능이 트위치에 비해 부족해 지금까지 두 플랫폼으로의 대량 이탈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네이버가 경쟁력 있는 신생 플랫폼의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트위치의 철수 시점과 맞물려 대량의 방송인과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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