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속세로 물납받은 넥슨 그룹의 지주사 NXC의 지분 29.3%를 공개 매각한다.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는 '2023년도 제2차 국세물납 증권 매각 예정가격 결정' 의결에 따라, NXC 등 48개의 국세물납 증권 공개매각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매각은 오는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서 진행되며,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지난해 2월 별세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이 올해 2월 상속세로 물납한 것으로, 매각 예정 금액은 4조 7,140억 원이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 재팬의 지분 47.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넥슨코리아의 지분을 100%를 가지고 있는 등 넥슨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김 창업자의 배우자 유정현 이사와 두 딸 등 유족이 보유한 합계 지분율은 약 69.34%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 보유 지분을 전부 매입해 NXC의 2대 주주로 올라서도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그래서 5조 원에 가까운 재원을 투자할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상속세로 물납 받아 쌓여있는 증권의 정상적인 매각이 어렵다는 통계도 있다. 국회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지난 10월 캠코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ㆍ분석한 결과 지난 20여 년간 주식으로 대납된 상속세 가운데 6조 7천억 원어치가 시장 가치를 확정하기 어려운 '비상장 증권'이라 정상적인 매각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주식 물납제가 시작된 이후 2023년 상반기까지 물납된 주식은 총 8조 2천 888억 원 규모인데, 이중 매각된 주식은 1조 5천 863억 원으로 19.1%에 에 불과해 약 6조 7천억 원에 달하는 주식 물납 상속세가 현금화되지 못한 채 잠들어있는 것이다.
게다가 캠코가 1997년부터 현재까지 26년간 보유 주식에 대해 배당받은 금액도 786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 상반기 실적은 10억 원에 불과했다. 또 캠코가 현재 위탁 보유하고 있는 물납 상속세 증권은 모두 비상장 증권으로 매각이 어렵거나 정기적인 배당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자산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캠코의 온비드 입찰 참여 기준에 외국 자본 배제 조항이 따로 없는 만큼 해외의 ‘큰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19년 넥슨 인수전 당시 마블, MBK 파트너 등 국내 자본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텐센트가 대표적인 후보로 거론된다. 텐센트는 현재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IP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 역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의장을 맡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지난 2020년부터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테이크투, 캡콤, 닌텐도 등 주요 글로벌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으며 국내 주요 게임사에 대한 투자 역시 활발했다. PIF는 지난해 초에 2조 원가량을 투자해 넥슨 주식 9.14%를 사들였으며, 지난 6월에는 넥슨에 약 1,700억 원을 투자로 추가해 넥슨 지분 10.23%를 보유하며 사실상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에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9.26% 매입하기도 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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