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경영진의 내분이 지속되는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이 경영진의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인 ‘크루유니언’은 4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카카오아지트에서 인적 쇄신과 직원의 경영쇄신 활동 참여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개시했다. 크루유니언은 지난 2018년 출범된 카카오의 노동조합이다.
카카오 노조 서승욱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구한 사안에 대해 (회사로부터)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라며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 경영 회의에서 이 내용이 논의될 수 있도록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 지회장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5년간 한 번도 김범수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 이렇게 노사 간에 대화를 안 하는 곳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경영 방식을 주도했던 현재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라며 "카카오는 기존부터 내부 직원들이 회사의 여러 가지 방향성 논의에 참여한 조직 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다.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사례라기보다는 기존에 좋았던 내부의 조직 문화를 다시 살리는 방향이 또 쇄신의 한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지난 29일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성명문을 통해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이자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과 관련된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경영진을 비판한 바 있다.
김 총괄은 지난 9월 25일부터 카카오의 인사·총무·자산관리 업무 등을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 직책을 맡아 카카오의 내부 쇄신을 맡아왔지만, 사내 임직원 회의에서 욕설을 했다는 것이 폭로되어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 총괄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골프회원권 특혜 문제, 제주 카카오 본사 부지 공사업체 선정 문제 등과 관련해 비위가 있어 욕설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카카오의 각종 내부 사정을 폭로했으며, 이에 해당 자회사 임원이 반발하는 등 내분이 이어졌다.
노동조합은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로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에 대해 중립적인 독립기구에 조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공동체 경영진은 자체적인 자정 능력을 잃었으며 최근 5주간 이어진 비상경영회의에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크루들의 눈으로, 크루들의 눈높이에서 불의, 불공정, 불합리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조 측이 쇄신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 측은 이와 별개로 김 총괄의 폭언과 욕설에 대한 처벌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총괄의 폭언과 욕설은 지위와 우위를 활용한, 적정한 업무범위를 벗어나, 다수의 크루들에게 피해를 입힌 언행이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까지 포함되어 있어 어떤 좋은 의도가 있었거나 실수라고 해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3일 김 총괄은 이어지는 욕설 논란과 내부정보 유출 논란에 대해 윤리위원회에 스스로 본인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징계는)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공식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결과에 따르겠다.”라며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계속 (쇄신을) 추진해서 발본색원하고 회사를 리뉴얼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총괄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4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해당 상황과 관련해 밝힐수 있는 부분은 따로 없다. 보도된 내용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4일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주재로 열린 카카오 6차 비상경영회의에서는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협의한 배차 정책 전면 개편안을 재확인하고, 외부 감시 기구 활동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김범수 위원장과 김정호 총괄, 홍은택 대표 등이 참석해 1시간 반 가량 논의를 진행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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