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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폴란드 발 K-방산 수출 변수,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예의주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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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폴란드 새 총리로 선출된 도날드 프란치셰크 투스크. 출처=도날드 투스크 공식 엑스닷컴 계정 갈무리

 

폴란드 의회가 중도당 당수인 도날드 프란치셰크 투스크를 새 총리로 선출하면서 전 정부가 체결한 국제 협정과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폴란드는 한국과 수십억 달러어치의 무기 구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방산의 봄을 이끌었는데, 정치적 변화로 이 계약들이 자칫 무효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야권 연합 일원인 폴란드 하원의장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지난 10월 총선 이후 체결된 각종 계약들을 무효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몬 홀로니아 국회의장은 민영방송 라디오제트와의 인터뷰에서 "법과정의당(PiS) 임시정부가 체결한 협정들이 무효화될 수도 있다"며 "10월 15일 이후 PiS는 국가를 관리하고 공적 자금을 쓰지 않는 것으로 제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폴란드의 차기 국방장관이 될 예정인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도 지난 9일 라디오 제트와의 인터뷰에서 10월 15일 이후 정부가 체결한 계약은 "분석과 평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역임한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이끄는 시민연합이 주도하는 폴란드 야권연합은 지난 10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폴란드 하원에서 실시된 투스크 총리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 248표, 반대 201표로 도날드 투스크의 총리 지명이 확정됐다. 

 

투스크 신임 총리는 곧 새 내각을 발표한 뒤 하원 표결을 다시 한 번 거칠 예정이지만, 야권 연합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8년 만에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게 된 투스크는 지명 확정 후 연설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며 전 정부와 다른 행보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방산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리우즈 블라즈작 현 국방부 장관은 코시니아크-카미시가 언급한 계약 검토는 계약이 취소됐다는 발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블라즈작 장관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그들(현 정부)은 한국산 장비를 폴란드 무기업계 장비로 교체하겠다고 포퓰리즘적으로 말할 것이고, 결국 아무 것도 없게 될 것"이라고 썼다고 외신은 전했다. 3조 원 규모의 방산 수출 물량이 파기될 위기에 내몰렸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정부는 폴란드 방산 수출 계약이 수출입은행 금융지원 한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관계자를 불러 공동 대출 방식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야권 연합이 집권하자마자 전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정책이나 핵심 사업을 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미 체결된 한국과 폴란드 간 방산 계약에 불똥이 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폴란드 선거 후 수십억 달러의 한국 방산 수출 계약이 정치적 변화와 자금 부족으로 인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K-방산 수출 수주액은 173억 달러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액(수주액 기준)은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 달러 규모를 지속 유지하다가 지난해 7월 폴란드를 대상으로 한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FA-50 등의 수출 계약 성사로 규모가 또 급증했다. 

 

이에 양국은 K-2, K-9, FA-50, 천무 등 총 124억달러 규모의 1차 이행 계약을 했다. 이 중 K2 전차와 K-9 자주포는 이미 지난해 초도물량이 성공적으로 폴란드에 인도되면서 실제 수출 실적에 반영됐다.

 

현재 방산업계 수출 계약 일정과 관련해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K9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차 계약 이후 2차 계약을 남겨둔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해 수출 계약을 한꺼번에 체결했다. 

 

특히 한화 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4일 폴란드 군비청과 3조4475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및 유지부품 등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 K-9 자주포 212문 등을 공급하는 3조2039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번째 실행계약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는 2031년까지 152문의 K-9 자주포를 국내에서 생산해 폴란드에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폴란드 정치 상황의 추이에 따라 남은 K-9, 천무, K-2 등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12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폴란드의 국내 정치 상황이 바뀌어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해외 정세는 바뀐 게 없다. 이에 폴란드의 안보 수요는 변함이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면서 “지난 10월 중순 폴란드 총선 결과 이후 폴란드 및 국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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