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KOSPI)200 기업의 46%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완료했다. 이번 어닝 시즌에는 반도체가 포함된 대형 정보통신(IT) 업종의 양호한 실적이 단연 부각됐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이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기업 가운데 1분기 실적(연결 재무제표 잠정 기준)을 발표한 기업은 총 72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매출액만 발표한 서울반도체를 제외한 71곳 가운데 51곳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평균을 웃돌았다. 그 중에서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 전망치를 10% 이상 상회한 기업은 36곳으로 전체의 50.7%에 달했다.
코스피100 기업으로 범위를 한정하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비중은 61%로 증가한다. 과반수의 대형주가 실적을 발포했는데, 1분기 한국시장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기업의 비중이 높았고, 예상치 대비 실제 실적 역시 양호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양호한 실적을 이끈 업종으로 IT 업종을 꼽고 있다.
염동찬·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업종의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30% 이상 높게 발표되었다. 한국 전체 실적은 예상보다 약 15% 높게 발표되었는데, 이 중 8%포인트(p)를 IT업종이 설명한다”면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 속에 IT 업종의 약진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25.5%), SK하이닉스(55.6%)는 높아진 시장 눈높이를 채우고도 남는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 긍정적인 실적이 발표되면서 실적 전망 역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염·신 연구원은 “이러한 실적 상향 조정은 IT 업종이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도 긍정적이었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 4월 말 실적 발표 후 연간 이익 추정치가 4조원 이상 상향조정되었다”면서 “대형 IT 업종이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액티브 펀드보다 패시브 펀드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4월은 반도체가 전체 IT 업종을 견인했는데,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체의 실적 개선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HBM3E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 선점으로 SK하이닉스의 믹스 효과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HBM3E 매출 증가 및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2023년 4분기 3.1%(흑자전환)에서 2024년 1분기 10~15%로 확대 추정된다”면서 “삼성전자도 2024년 2분기에 HBM3E 공급 시작으로 믹스 효과가 전체 이익 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2024년 상반기의 이슈는 AI 투자 확대 및 관련 기업의 실적 상향으로 1분기 이어서 2분기도 엔비디아 및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투자 초점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전기전자 업종(커버리지 15개사)의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은 30.9%(yoy) 증가, 상저하고를 추정한다“면서 “상반기에 글로벌 수요(스마트폰, PC, TV 등)는 예상대비 낮았으나 하반기에 온디바이스 AI 적용과 성수기 진입, 교체 수요를 반영하면 전년대비 개선은 유효하다”면서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생성형 AI 투자 확대로 HBM 관련한 반도체 공급 부족, 전통적인 디램과 낸드의 재고 조정 이후에 평균가격상승 등 반도체 업체의 실적 개선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면서 “하반기는 기존 IT기기의 성장으로 전자부품 기업의 실적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Q(수량)과 P(가격)가 동시에 증가해 2025년 본격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은 2024년 실적을 가늠하는 데에 중요하다. 한국은 반도체, 유틸리티를 필두로 IT하드웨어, 자동차 등 업종 이익에 대한 시각이 개선되면서 2024년, 2025년 모두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4년은 코스피 실적이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과거 팩터수익률을 분석해보면 이익의 큰 하락 이후 회복이 기대되는 해에는 EPS 상향 팩터의 수익률이 좋았다”면서 “이익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커지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로 EPS(1주당 순이익) 상향 팩터가 시장의 열쇠 중 한 가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1분기 실적이 진행되면서 조금 더 확고해졌다”면서 “향후로도 실적 및 이익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망한다”고 전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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