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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 HBM, SK하이닉스에 뒤처진 결정적 이유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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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부문장을 전격 교체했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뒤처진 것이 리더십 교체의 결정타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1일 미래사업기획단장 전영현 부회장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에 위촉하고 미래사업기획단장에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을 위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신임 DS부문장에 위촉된 전영현 부회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SDI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했으며, 올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돼 삼성전자/전자관계사의 미래먹거리 발굴역할을 수행해왔다. 

 

삼성전자 측은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는데, 그만큼 조직 내 반도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HBM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히지 못한 문책성 인사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 원의 적자를 냈다. AI 시대 본격화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지난해 기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53%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 시장의 화두인 HBM에서 대형 고객사 확보가 절실하다. 이번 인사로 DS부문이 사장 조직에서 부회장 조직으로 격상됐는데, 전 부회장의 첫 시험대는 AI반도체 슈퍼갑인 엔비디아에 대한 HBM3E의 공급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HBM 양산에 뒤처진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략적 우선순위와 협력 및 리스크 관리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SK하이닉스보다 HBM 개발에 늦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D램 및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같은 전통적인 메모리 제품에서 이미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HBM과 같은 새로운 메모리 기술 개발에 상대적으로 덜 집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AMD와 같은 주요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HBM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협력 관계는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전문 연구원은 22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일단 2019년 당시 아직 HBM이 보급이 되지 않아서 삼성전자가 잠시 개발을 중단했다고 알려졌다”면서 “이에 HBM2,3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조금 늦어진 게 있을 것이고, 본격적으로 HBM시장이 열렸을 때 시장을 대비할 수 있는 준비가 조금은 덜 돼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HBM을 가장 많이 쓰는 기업이 엔비디아이다. 물론 AMD도 조금씩 주문을 하고 있지만 가장 크고 비중 있는 첫 번째 고객을 SK하이닉스에 빼앗긴 것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또 “HBM은 주문형 생산에 가깝다. 이에 HBM2,3세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HBM을 사용하는 고객이 어떤 사양을 필요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엔비디아가 HBM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을 때 SK하이닉스는 제때 그걸 맞춰서 공급을 한 것”이라며 “미래 HBM 고객을 확보하는데는 기업이 앞서 나가느냐의 문제보다 결국 고객 맞춤형으로 어떤 제품을 (시의적절하게) 공급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검증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2025년 이후까지 SK하이닉스가 빅 사이클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HBM3E 8단 출하를 시작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내 선도적 양산 경쟁력 및 레퍼런스가 부각됐다”며 “특히 검증된 MR-MUF 기술력을 반으로 12단과 같은 고단화 제품('24 하반기 및 '25)에서도 점유율 우위 지속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산업의 확장 과정에서 HBM의 높은 수익 기여도가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련 경쟁력에서 앞서있는 동사의 사이클 주도력이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부터 삼성전자의 HBM 매출이 본격화되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 사업화에 대해 HBM3E 8단 제품의 고객사 샘플링 및 올해 상반기 내 양산 준비를, 12단 제품의 1분기 내 고객사 샘플 공급을 전망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콜에서는 HBM3E 8단 제품의 올2분기 중 매출 발생 가능성을, 12단 제품의 2분기내 양산 계획을 전망했다”면서 “전 분기 계획 대비 일부 가속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기 계획을 반영한 HBM의 24F/25F 비트그로스는 각각 최소 +200%/+100%이며, 이를 고려한 금년 말 3E의 판매 비중은 HBM의 60%를 초과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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