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태양광 산업의 자국 시장 진입을 본격 제한하는 가운데 국내 태양광 업계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지난 14일(현지시)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관세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태양전지에 대한 관세는 25%에서 50%로 상향 조정되며, 이는 2024년 중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36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관세 부과가 상당 부분 상징적인 것이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표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태양광 등 탈탄소 정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우리 태양광 수출도 동반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9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미국 태양광 정책 시장, 우리 기회와 도전 과제’ 보고서에서 이런 가능성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의 탈탄소 정책이 꾸준히 이어질 시 2050년 미국 태양광 설비는 현재의 10배인 157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용 전력의 30%, 교통용 전력의 14%를 태양광이 공급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태양광 설비를 위한 제조업 역량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태양광 설비 보급 확대와 관련 제조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트라는 “향후 10년 미국 태양광 시장은 현재의 5배로 확대할 전망”이라며, “우리 수출도 동반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크고 빠르게 증대하는 태양광 유틸리티 시장에 한국 기업 참여가 필요하며, 미국 정부의 육성 정책을 적극 활용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우회 수출 관세 유예가 종료된 후 우리나라의 수출 증대 기회가 예상된다”며, “현재 미국 태양광 수입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동남아 4개국 간 경쟁 관계를 고려했을 때, 동남아산 대비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로 인한 공급 과잉이 문제시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태양광이 올해 2분기까지 재고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발 태양광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장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국내외 태양광 업체들의 N타입 전환으로 P타입 물량해소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6월부터 동남아시아 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릴 예정으로 현재 수요보다 많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부터는 업황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2025년 완전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만큼 지금과 같은 과잉 생산이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생산라인 건설을 지난 4월까지 모두 완료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달튼 공장 증설에 이어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생산라인 신설까지 순조롭게 마무리하며 미국 최대의 실리콘 태양광 모듈 제조기업으로 올라섰다.
한화큐셀은 미국 정부가 자국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AMPC(첨단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카터스빌 공장이 올해만 약 2GW 규모의 모듈을 생산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이 연 내 1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860억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잉곳·웨이퍼·셀·모듈을 모두 미국 내에서 제조하기 시작하면 세액공제 혜택은 더 늘어나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또 밸류체인 별 생산라인이 집적화되며 물류비 절감, 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태양광 공급 과잉으로 급락했던 판가 회복이다. 이렇게 되면 저가 공세로 기를 펴지 못했던 국내 태양광 기업의 사업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신규 설치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주요 원재료 및 제품의 가격이 하락 중”이라며 “가격 하락은 모듈 판매 업체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가격 바닥에 대한 근거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재고가 많이 쌓여 있다는 점을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면서도 “(태양광 가격 바닥) 근거는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의 생산비용이 ASP(평균 판매가) 수준에 도달 △ ‘24년 6월 미국 반덤핑 및 상계 관세 면제 조치 종료 예정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에서 셀 및 모듈 생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 태양광 시장 가격 안정화 여부와 한화솔루션의 장기적인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며 “가격 이슈를 넘어 한화솔루션은 장기적으로 모듈 생산, 설치, 전력 발전까지 사업 확장을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미들 떠나자 급등한 현대차 주가, 향후 전망은? (1) | 2024.05.24 |
---|---|
엔비디아의 놀라운 실적, 5년간 주가 25배 껑충, 향후 전망은? (0) | 2024.05.23 |
흑자 전환한 다올투자증권, 시장 평가 반전될까? (0) | 2024.05.22 |
삼성전자 HBM, SK하이닉스에 뒤처진 결정적 이유 (0) | 2024.05.22 |
'친환경 콘크리트'개발에 진심인 국내 건설사들 (1) | 2024.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