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적자 행진을 끝내고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만큼, 시장의 우려 섞인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14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다올투자증권은 14일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작년 동기(영업손실 115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빠졌던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적자를 탈출한 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385억원) 대비 82% 감소했으나, 전분기(10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3650억원으로 전년 동기(5451억원) 대비 33% 감소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중소증권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흑자 기조를 나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S&T(유가증권 영업·운용) 부문과 리테일영업 조직을 강화했다”고 1분기 호실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과거 저금리 기조로 인한 부동산 시장 호황 시기에 부동산 금융을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 의존도가 높았던 다올투자증권의 실적도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악화됐다.
이 때문에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부동산 금융에 치중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외부 인재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리테일 영업을 보강하기 위해 리테일금융센터를 신설하고 메리츠증권 출신의 김종태 전무를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T 강화를 위해 이훈재 전 골드만삭스 한국 매니징 디렉터를 전문위원으로 영입했으며, 올해 1월에는 리테일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한현철 전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장을 리테일금융센터 PIB(프라이빗뱅킹+투자은행) 전무로 영입했다.
적극적인 인재 영입 노력에 힘입어 사업 다각화 시도 또한 성과를 거두는 모양새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IB 부문에서 4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두며 전분기(404억원 순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T 부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1.9% 감소한 173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리테일 부문 수익은 36억원으로 같은 기간 19.1% 증가했다.
부동산 금융과 관련해서도 보수적인 기준에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포지션 비중(충당금 차감 후)은 2022년 말 80.7%에서 올해 1분기 52.7%로 크게 줄어들었다. 다올투자증권은 “보수적 기준에서 대손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하고 부실 사업장 관리를 강화해 PF발 위기를 극복하는 중”이라며 “1분기 브릿지론은 684억원으로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올투자증권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는 아직 부동산 금융 부진에 대한 우려가 섞여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다올투자증권의 선·후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 A-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나신평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한 것은 수익성 개선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나신평은 “2023년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경상적인 수익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과거 대비 높은 금리수준, 부동산PF 규제환경 강화, 리스크 관리기조로의 전환 등을 감안할 때 부동산금융부문의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여 회사의 수익창출력도 저하된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나신평은 이달 17일에도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ICR)을 A(부정적)으로 부여하면서 이러한 관점을 유지했다. 나신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익스포저를 감축하면서 2023년 12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76.9%로 줄였고, 부동산PF 중 브릿지론 비중도 30% 내외로 감소했다”면서도 “부동산PF의 대부분이 중·후순위로 구성된 점과 요주의자산으로 분류된 브릿지론 외 부동산익스포저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대손비용 발생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올투자증권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그동안 준비하고 대비한 만큼 올해에는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개 분기 연속 흑자로 기세를 올린 다올투자증권이 연간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평가를 뒤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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