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계속 사들이면서 최근 분기에 무려 427%나 성장한 데이터센터 사업의 호조 등에 힘입은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주식을 10대1로 분할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지난 2~4월) 전년 동기 72억 달러 대비 261% 상승한 매출 260억4000만 달러(약 35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 평균치인 247억 달러를 5% 상회한 수치다.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로, 역시 예상치 5.59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28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것도 월가 전망치인 266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는 AI를 구축하는 대기업들에게 최고의 공급자가 되기 전 주로 3D 게임용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엔비디아는 강력한 수요 덕분에 게임 매출이 분기 동안 18% 증가한 26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서프라이즈 실적은 엔비디아의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사업부문의 매출 덕이다.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한 226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87% 차지하면서 엔비디아는 명실상부한 AI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는 엔비디아가 만든 AI 칩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차세대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AI는 기업이 비용과 에너지 효율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 말 블랙웰이라는 차세대 AI 칩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7% 가량 급등하며 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5년간 회사 주가가 25배나 급등한 데 이어 10대 1 주식 액면분할과 함께 분기 배당금을 전분기 대비 확대한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6월 10일 월요일 장 개시 때부터 분할 조정된 방식으로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분기 현금 배당금을 주당 0.1달러로, 직전 분기 0.04달러 대비 늘리고, 액면분할 기준으로 배당금을 다음 달 28일 지급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서프라이즈 실적 발표로 반도체가 편해지는 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컨퍼런스 콜에서 (젠슨 황은) H200과 블랙웰 수요가 공급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2025년에도 이러한 환경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생산을 늘려야 된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지 수요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톤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크로 단에서의 특별한 방향성 만들어지기 어려운 가운데 엔비디아 실적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서프라이즈한 결과 나와서 안도했다”면서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반도체 주가 여전히 좋은 모습이지만, 다른 업종과 종목들에서도 투자 로직이 많이 만들어졌기에 상대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불편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간만에 반도체가 편해지는 장이 펼쳐질 듯하다”고 내다봤다.
그런가하면 글로벌 필수재인 반도체의 사이클이 2026년 상반기까지 지속 예상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엔비디아를 둘러싼 빅테크, TSMC, 국내외 메모리 3사 등 전반적인 밸류체인에게서 AI 수요 방향성에 대한 지속성을 확인했다”면서 “금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통해 마지막 남아있던 우려 및 경계심까지 해소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고 연구원은 “당사는 이번 사이클이 2026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신제품에 대한 고객사들의 대기 및 전환 수요가 강하다는 점은 금번 엔비디아의 코멘트를 통해서도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고 연구원은 또 “매크로에 대한 우려 일단락 및 전방 AI 수요에 대한 일부 우려 해소로 주가는 다시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구간이라 판단한다”면서 “업종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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