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보험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여성 고객을 사로잡기위한 보험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펨테크 연구소를 설립하며 여성 전용 보험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화손해보험이 한발 앞서가는 가운데, 다른 보험사들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10일 ‘신한건강보장보험 원(ONE)더우먼’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과 임신·출산, 갱년기 질병 등을 보장하는 여성 특화 건강보험으로, ‘여성암 진단특약’을 통해 난소암·자궁암·유방암 및 특정 생식기암을 각각 보장받을 수 있다.
여성 특화 보험상품을 출시한 것은 신한라이프뿐만이 아니다. NH농협생명은 지난달 유방·생식기·갑상선 등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부터 수술까지 단계별로 보장하는 ‘핑크케어NH건강보험(무배당)’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출시 한 달만에 판매건수 2만건을 돌파하며 여성 보험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밖에도 35~45세 여성을 대상으로 갱년기 질환 관련 보장을 50세까지 제공하는 롯데손해보험의 ‘포미(FOR ME) 언제나언니 보험’,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자궁경부암, 유방암 등을 집중 보장하는 DB생명보험의 ‘레이디 더블케어 암보험’, 여성 관련 암 보장에 모녀가입 할인 혜택을 더한 흥국화재의 ‘여성MZ보험’ 등 올해 출시된 여성 특화 보험상품만 6개에 달한다.
보험사들이 여성 특화 보험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여성 특화 건강 위험’ 보고서에서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로 여성의 구매력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질병, 상해, 장수위험 증가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보험 수요도 증가했다”라며 “이에 따라, 최근 보험회사는 여성 고객을 위한 보장으로 구성된 다양한 여성 특화 보험상품을 출시・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1년 49.4%에서 2023년 55.6%로 6.2%포인트 증가했다. 여전히 남성보다는 낮지만, 남성 참가율이 20년간 70%대를 유지한 것과는 달리 여성 참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긴 데다 임신·출산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예방 목적의 건강관리에 적극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의 초혼 및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불임·난임·노산 관련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여성 보험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여성의 초혼 연령은 1990년 24.8세에서 2023년 31.5세, 출산 연령은 2011년 31.4세에서 2022년 33.5세로 높아졌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 또한 2011년 18%에서 2022년 35.7%로 11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높아진 여성 고객의 보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출시되고 있는 여성 특화 보험상품은 이전과 달리 유방암(수용체 타입) 진단비 특약, 산후우울증 치료비 특약 등의 여성 특화 특약과 출산을 장려하는 가임력 보존서비스, 난소나이 측정 검사 서비스 등 기존 여성 보험상품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여성 보험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보험사로는 한화손해보험이 꼽힌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3월 나채범 대표 취임 이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여성의 생애주기 및 건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펨테크 연구소를 설립하며 여성 특화 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을 시작으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 ‘한화 시그니처 여성 운전자보험(무배당)’, ‘레이디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연달아 출시하며 여성 보험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 특화 보험시장을 선점한 효과는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한화손보는 1분기 1249억원(별도 기준)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의 경우 판매 8개월만에 신계약 매출 기준 100억원을 돌파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30대 여성 고객의 가입 성장률이 지난해 11월말 기준 73.6%에 달할 정도로 젊은 여성층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성과다.
다만 올해 들어 다른 보험사들도 경쟁적으로 여성 특화 보험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만큼, 한화손보가 선점한 여성 보험시장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한편, 보고서를 작성한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여성 특화 보험시장 성장의 초기 단계”라며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여성의 보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보험상품의 연구・개발이 계속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현행 여성 특화 보험상품은 특약 및 서비스 중심으로 담보가 제공된다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원하는 여성 특화 담보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주담보 중심의 여성 특화 보험상품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보장 담보 및 가격 측면에서 상품의 효율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OOO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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