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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친환경‧저탄소화로 활로 찾는 국내기업 눈길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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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섬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효성티앤씨. 사진은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리젠’. 사진=효성티앤씨

자원순환형 섬유패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자원재생 섬유 생산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섬유·패션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앰버사이클과 '자원 재생 순환 리사이클 섬유 생산'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앰버사이클은 버려진 폐의류나 폐원단을 리사이클해 폴리에스터 원료로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리사이클 섬유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번 MOU로 양사는 앰버사이클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료를 활용해 폴리에스터 섬유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하여 패션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의류 제품을 출시하는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중반 국내 최초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와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리사이클 섬유인 ‘리젠(regen)’을 개발했다. GRS(Global Recycle Standard) 인증도 받았다. 

 

리젠 폴리에스터는 쓰레기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절감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톤의 원사 당 약 866개의 500 밀리리터(ml)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하며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최소화하면, 일반 폴리에스터 제품 대비 약 60%의 이산화탄소 절감효과가 있다. 

 

효성티앤씨는 또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해양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리젠 오션 폴리에스터를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OBP(Ocean Bound Plastic) 인증을 획득했다. 

 

리젠 브랜드로는 나일론 및 폴리에스터가 생산되는데, 리젠 나일론과 리젠 폴리에스터는 다시 재활용 소재 및 수거 지역 등에 따라 서브 브랜드 네임을 갖게 된다. 즉, 바다에서 수거한 폐어망, 폐플라스틱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제품은 리젠 오션, 우리나라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은 리젠 코리아다. 

 

이번 MOU로 리사이클 섬유 시장 활성화는 물론 폐의류에서부터 리사이클 섬유 생산에 이르는 진정한 의미의 자원 순환을 통해 친환경 섬유 시장의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효성티앤씨 측은 기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현재 섬유 부문 매출의 4%를 차지하는 친환경 섬유 판매량을 2030년까지 약 20%로 5배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YN블랙야크의 경우 지난 2020년 화학섬유제조기업인 티케이케미칼과 업무 협약을 통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페트병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했다. 

 

블랙야크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제품에 '플러스틱(PLUSTIC)'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플러스틱은 영어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을 합친 말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지구에 플러스가 된다는 뜻이다. 2023년 11월 기준 BYN블랙야크가 생산한 전체 제품 가운데 플러스틱 비중이 시즌에 따라 최대 4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스포츠는 전체 상품의 절반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이랜드월드(스파오)는 데님 제품을 100% 친환경 소재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 리사이클 시장 상황은 어떨까. 

 

글로벌 섬유패션 시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높아지는 리사이클 인식 및 글로벌 섬유 수요 기업들이 친환경 전환을 서두르면서 친환경·리사이클 패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패션기업은 최근 납품기업에 △블루사인 △리사이클 표준(GRS) 등의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 32개사는 2030년까지 100% 친환경 소재와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한 상호협약을 2019년 G7정상회담 당시 체결했다. 현재 7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저탄소화가 현재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최대 이슈인 셈이다. 

 

업계에선 리사이클 섬유 등 현재 글로벌 친환경 섬유 및 패션 시장은 약 23조원 규모로, 연간 12.5%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30년에는 전후방 사업을 포함하면 약 7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지난 2022년 주요 섬유패션 기업들과의 정책 간담회를 통해 ‘섬유패션산업의 친환경 및 저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국내 기업에 △생분해‧바이오매스 섬유 △물을 쓰지 않는 염색가공 △폐섬유의 화학적 분리‧재생 등의 핵심기술 개발‧실증에 대한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폐페트병을 활용한 물리적 재활용 수준이지만 화학적 재생기술 개발 시 혼방섬유의 소재별 분리‧재생이 가능해지는 만큼 폐섬유 재활용의 획기적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올해 친환경 섬유소재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매스 기반 비건레더(Vegan leather) 개발 및 실증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연구개발(R&D) 예산 286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선진국의 환경규제 강화 및 글로벌 섬유 수요 기업들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 등의 트렌드가 국내 섬유 기업에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업계 수요를 바탕으로 버섯 균사체, 폐배지 등 식물성 섬유질 원료를 활용하는 비건레더 제조 기술과 비건레더 성능 평가 기반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4개 R&D 과제 수행에 올해 국비 34억2000만 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총 286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비와 민자까지 포함한 비건레더 관련 R&D 지원금은 총 486억 원 규모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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