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지난해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끝나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시대가 도래 했다”라고 선언했다. 그의 지적대로 지구 열대화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농산물이다. 농산물이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올리브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으로 더운 해를 맞은 유럽연합의 올리브 나무가 가뭄으로 인해 대다수 말라 죽었기 때문이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흔히 섭취하는 사과와 양파 등은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적지가 변동되고 있다. 신선식품 확보에 민감한 유통업체는 신규재배적지 확보에 분주하다. 롯데마트는 전남 무안이 주생산지였던 양파를 충남 홍성과 경기 안성 등으로, 사과는 대구에서 강원 양구로 폭염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신규재배지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을 도입하고, 재배기술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상기후에 따른 기후플레이션 문제를 정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농산물가격은 0.6~1.1%, 전체 물가는 0.3~0.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정부는 국내 기후환경에 적합한 농작물의 품종 개발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원예특작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해외에서 열대·아열대 작물을 도입해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재배조건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현재 패션프루트, 올리브, 파파야, 용과, 망고 등을 유망 장목으로 선발해 시설재배에 적합한 재배법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이렇게 재배되고 있는 망고, 용과 등은 수입산에 비해 경쟁력을 가져 재배농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수입산 망고는 수입과정, 검역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입산 망고는 과실파리라는 해충 검역을 위해 훈증처리를 하는데 이과정에서 식감이 물러지고 향이 사라진다.
이러한 장점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아열대 과수들은 프리미엄 과일로 인정받으며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제주도산 애플망고의 경우 수입산과 가격차이가 큼에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의 이목희 연구원은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연구소가 제주에 있지만 내륙지역의 작물에 대한 민원에 대한 처리 등도 나서서 해결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2026년 경에 내륙지역에 ‘아열대작물실증시험장’ 설치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그동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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