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주가 상승세다. 방위산업 업황은 글로벌 정세에 기반한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차치하더라도 글로벌 정세 불안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보호무역 강화에 기초한 지정학적 갈등은 여전하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K-방위산업지수는 지정학적 갈등이 전개될 때마다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6개월 간 약 40% 가량 급등했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지난해 10월 초부터 올 3월말까지 다시 39% 가량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6월 21일부터 이날까지 1년간 70.39%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연초 6조3000억 원에서 현재 11조9740억 원까지 불어났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지난 6개월 간 각각 50.19%, 48.38% 상승했다.
국내 방산 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9일 ‘ARIRANG K방산Fn’ 상장지수펀드(ETF)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RIRANG K방산Fn ETF는 국내 방위산업 대표 기업 10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국내 유일의 방산 테마 ETF로, 주요 구성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 ▲한화오션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해당 ETF는 지난해 1월 상장 이후 수익률(6월 17일 기준)은 순자산가치(NAV) 기준 82.2%를 기록했다. ETF 순자산총액은 1424억 원이다. 국제 안보 정세의 유동성과 정부의 수출 지원책에 힘입은 여파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K-방산주는 앞으로도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폴란드 등 인근 국가에서 국내 방산업체의 무기를 더 많이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K-방산은 최근 2년간 평균 150억 불 이상의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을 달성했으며, 2023년 방산 수출 대상국 수는 12개국으로(전년 대비 +8개국) 증가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원식 국방부장관과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회담을 통해 한국과 폴란드가 2022년 맺은 총괄계약이 모두 유효함을 확약했다.
또한 양국 장관은 빠르면 2개월 이내 2차 이행계약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으며, 늦어도 연내에는 계약체결을 완료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또 지난 19일 루마니아로의 K9 자주포 수출이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K9 자주포 54문(계약 금액 기준 약 1조3000억 원)으로, 루마니아의 내부 행정 절차를 거쳐 곧 최종 계약 체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루마니아는 이번에 도입이 결정된 자주포에 더해 전차, 장갑차, 방공 미사일 도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다양한 무기체계에 대한 수출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K9 자주포 수출 결정은 루마니아로의 대규모 수출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LIG넥스원의 방공미사일(신궁, 천궁-II),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K9자주포 수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수출 기회가 남아 있다는 판단”이라면서 “이에 따라 방위산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방산 시장 점유율이 2%를 넘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추가 수주가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산, 항공우주 모든 영역에서 각 기업은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해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CAPA 증설 및 운영 효율화를 주장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해외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는 국내 방산 측면에서도 해당 분위기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위 연구원은 “해외 주요 방산 기업들의 2024~2025년 영업이익/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022년 연간 실적 대비 80~280%, 50~160%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국내 방산의 경우 각각 2022년 연간 실적 대비 140~460%, 170~400%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1~2년을 볼 때 국내 방산의 성장성을 더욱 크게 전망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히 글로벌 방산 시장 내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즉, 미래 실적은 국내 방산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위 연구원은 또 “특히 해외 기업들의 실적 흐름을 볼 때, 항공우주 부문 대비 지상 방산 부문의 실적 강세가 확인된 바, 지상 방산에 강점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톱 픽(Top pick)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K-방산은 하반기 미국 대선의 결과에 상관없이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미국 대선 흐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든,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든, 방위산업에는 모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와 국방예산 증액을 시작한 장본인이고, 바이든은 G2의 갈등 상태를 유지하며 오히려 국방예산을 더욱 끌어올린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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