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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세계는 지금 혁신 회오리 중, 정용진 리더십 통할까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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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최훈학 SSG닷컴 대표이사, 정형권 지마켓 대표이사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부진의 늪에 빠진 전자상거래 부문 계열사들의 두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CJ그룹과의 협력 발표 직후 이뤄진 인사로,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 영입으로 고속 성장의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19일 지마켓을 이끌 새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했다.

 

정 신임 대표(부사장)은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으로도 일했다.

 

신세계그룹은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서 새로운 리더십 구현을 통해 지마켓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균형 있는 성장 토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또 SSG닷컴은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전무)이 대표를 맡게 됐다.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라고 신세계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의 두 이커머스 계열사 수장인 전항일 G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모두 교체됐다. 

 

정용진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두 번째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인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할 경우 수시 인사를 단행해 효과를 높이겠다는 그룹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리더십 변화를 통해 이커머스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지마켓은 주요 핵심 임원들을 물갈이하는 한편 역량 및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진행한다.

 

지마켓은 기존 피엑스(PX) 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테크(Tech) 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Tech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단 의지다.

 

지마켓 CPO(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인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신임 Tech본부장은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경쟁력 있는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함으로써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높이는 한편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SSG닷컴도 기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슬림화를 통한 특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표 및 핵심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SSG닷컴은 기존 4개 본부(D/I, 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 영업)로 줄였다.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D/I(Data/Infra) 본부장에는 이마트 D/T(Digital Transformation) 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가 자리를 옮겼다.

 

한편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기존 임원들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리더십 변화는 신세계그룹이 추진해온 이커머스 혁신 토대의 완성이라는 평가다. 이커머스 혁신 비전은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본격화됐다. 그룹 전반적인 혁신과 함께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사 시스템을 강조한 것도 이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적쇄신 배경에 대해 “쇄신 기조 속에 그룹 차원에서 핵심 사업들의 미래 전략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며 “살펴본 결과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사업군은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유통 기업인 신세계가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이달 5일 CJ그룹과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신세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물류 역량만으로는 현재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CJ와의 협업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은 더욱 극대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의 해법으로는 풀기 어려웠던 문제를 외부와의 파트너십으로 풀어낸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플랫폼 물류 시스템 정비에 이어 주요 핵심 임원을 동시에 교체하는 ‘완전한 변화’를 선택함으로써 잠시 주춤했던 온라인 사업의 새로운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임원진의 전격 교체와 함께 최근 CJ그룹에 사업협력을 도모한 것 모두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이커머스 사업에 정용진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SSG닷컴은 2018년 물적분할 이후 한 번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인영 전 SSG닷컴 대표가 있던 지난해에는 1030억 원 영업손실을 냈고 매출마저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G마켓 역시 2021년 3조 원을 들여 인수한 뒤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손실 폭을 절반 가까이 줄이긴 했지만 매출이 10% 넘게 꺾였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실적 부진과 맞물려 1조 원의 SSG닷컴 지분을 연말까지 팔아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이처럼 실적과 성과를 중심으로 한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동시에 긴축경영의 의지도 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해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3월 전사 차원에서 창사 최초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다만 이마트는 올해 배당금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2월 발표한 2025년까지 3년 동안 적용할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배당 규모를 축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주식 517만2911주(18.56%)보유로, 전년과 동일한 103억4582만원(주당 2000원 배당)의 배당을 받게 됐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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