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뉴욕증시 상장 첫날 10% 가까이 급등하며 글로벌 시장에 존재감을 알렸다. 시장에서는 웹툰이 플랫폼 사업을 넘어 디즈니와 같은 ‘원 소스 멀티 유즈’ 콘텐츠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27일(현지시각) 뉴욕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공모가보다 14.3% 상승했다.
이번 기업공개로 보통주 15백만 주를 발행해 약 4천4백억 원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4조 원에 이른다. 장중 한때 14% 넘게 올랐던 웹툰엔터테인먼트는 9.5% 상승으로 첫날 장을 마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웹툰은 모바일 기기에서 읽기에 최적화된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 단편 만화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시작되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150개국 이상에서 월간활성 이용자 수 1억7000만 명을 기록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상장은 네이버웹툰이 2005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0년 만에 이뤄낸 결과로, 한국 콘텐츠 기업 중에는 첫 사례다.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현지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웹툰은 이미 2023년 영업현금흐름 측면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웹툰이 이용자 기반과 광고 수익 측면에서 한국이나 일본과 비슷한 입지를 갖출 때까지 IPO 자금을 활용해 북미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 사업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광고 10%, 지적재산권 사업 10%를 차지하고 있다. 세 분야 모두 성장할 여지가 크다"며 사람들이 작품을 읽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과 웹툰이나 웹소설을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환해 발생하는 수익을 언급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지적재산권 IP 사업을 확대하고, 향후 콘텐츠 제작자의 작업량을 줄이고 호스팅하는 작품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10년 동안 2400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웹툰 플랫폼에서 5500만 개의 에피소드를 제작했으며,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수십 편의 웹툰이 헬바운드(Hellbound), 블러드하운드(Bloodhounds), 스위트홈(Sweet Home)과 같은 인기 드라마와 영화로 각색됐다.
김 CSO는 "우리에겐 늘 있는 콘텐츠 소스가 있다"면서 "제작자 기반이 주어진다면, 다음 해리 포터, 다음 피카츄...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콘텐츠 멀티유즈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네이버웹툰과 사업모델이 비슷한 곳을 꼽으라면 중국의 웹툰, 웹소설 플랫폼인 웨원그룹(China Literature)이 있다.
중국 텐센트 계열사인 웨원그룹은 지난 2017년 11월 8일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후 첫 거래일 당시 시초가 대비 52.40홍콩달러(95.27%) 오른 107.40홍콩달러에 거래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출판 및 전자책 회사 웨원그룹은 지난해 12월 지배주주인 텐센트로부터 애니메이션 및 만화 사업을 84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는 텐센트 애니메이션 및 코믹스, 이들의 관련 사업 및 텐센트 애니메이션 및 코믹스 앱 플랫폼을 포함한 작품, 애니메이션 및 영화 프로젝트의 IP 권리가 모두 포함된다.
발표 이후 홍콩 주식시장에서 웨원그룹의 주가는 13% 급등했다. 향후 웨원그룹은 AI를 사용해 제작과 배급 작업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성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이 당장의 네이버 실적이나 주가에 모멘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디즈니처럼 ‘원소스 멀티유즈’ 즉 하나의 콘텐츠에서 영상 제작 등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성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웹툰 엔터테인먼트 상장 이벤트가 네이버 실적 및 주가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상장 이후 단기간에 콘텐츠 매출 성장률 반등을 성공시키기는 어려워 보이며, 라인 야후 불확실성과 중국 커머스 위협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확보 현금을 통한 M&A(인수합병)로 네이버가 갖고 있는 방대한 IP를 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 등 영상화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다시금 리레이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 상장과 AI(인공지능) 사업 현황 공개 등 이벤트가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네이버웹툰 상장을 통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입 등 하반기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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