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높이는 개정안이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예금자 보호 등을 고려하여 5천만 원으로 정하고 있다. 2001년 이후 현재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 규모 등 국내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한 데 비해 예금자 보호 한도는 5천만 원으로 동결되어 있어 보호 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두 개정안 모두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자는 것이 골자다.
엄 의원의 개정안에는 예금보험위원회가 5년마다 보험금 지급 한도를 재의결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고, 신 의원의 개정안엔 1억원 이상의 범위에서 1인당 GDP 규모 등을 고려해 정하고, 금융업종별로 한도를 차등해 조정하도록 단서 규정을 신설했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예금자보호한도 문제가 쟁점이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우리보다 보호 한도 비율이 높은 미국도 최근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파산, 이후 5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파산 등 연이은 은행의 파산으로 뱅크런 위험과 이와 관련한 예금자보호한도 문제가 이슈로 대두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 한도는 업권·상품과 관계없이 5천만 원으로 동일한 반면,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그 특성을 반영하여 차등적 보호한도를 적용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GDP 대비 은행업권의 보호한도 비율은 약 1.2배로, 미국(3.1배), 영국(2.2배), 일본(2.1배) 등 해외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어제 한국은행에선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에서 뱅크런이나 자금 조달 위기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고정이하여신, 즉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모두 손실로 처리해도 대응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시장의 불안심리 등 다른 요인으로 부실 자산이 빠르게 늘면 뱅크런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한도 상향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한도 상향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2023년 9월 말 기준 현행 보호한도에서 은행권 보호예금자 수 비율은 97.8%이다. 보호한도 상향으로 누리는 이익은 예금자의 2.2%인 소수의 5천만원 초과 예금자만 누리게 되는 반면, 보호한도 상향으로 인한 예금보험료율 인상 부담은 대출금리 인상의 경로를 거쳐 결국 전체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업권별 보호한도를 동시에 상향할 경우 은행으로부터 저축은행으로 자금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자료에 따르면 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저축은행 예금이 최대 40%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예금자보호한도를 은행과 저축은행 등으로 나누어 차등설정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국회입법조사처 정혜진 조사관은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증가, 다른 국가들의 보호한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예금자보호한도는 상향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정 조사관은 “대부분의 예금자들이 보호한도 내에서 여러 예금기관에 분산 예치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보호한도 상향은 금융소비자 편익을 제고시킬 수 있다.”라면서 “모든 업권의 보호한도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은 그 부정적 효과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금자보호한도 동등 상향 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으로의 자금이동, 고위험 투자 확대 및 부실발생, 이에 따른 예금보험료율 인상 및 다른 업권에의 부담 전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으려면 은행의 보호한도는 상향하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의 보호한도는 유지하는 등 차등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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