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혁신금융사업자 부가조건 심사 등을 거쳐 오는 7월 중순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현재 카카오페이와 3개 이상의 손해보험사가 서비스 출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출시되면 ▲반려견(말티즈 등 477종)과 반려묘(코리안 숏헤어 등 97종) 보험상품 ▲갱신형 상품(장기보험)과 재가입형 상품(일반보험)을 비교해 개개인의 반려동물에 적합한 상품을 골라 가입할 수 있게 된다.
펫보험 시장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는 보험업계에게 성장 기대가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롯데·메리츠·삼성·캐롯·한화·현대·ACE·DB·KB 등 10개 손보사가 보유한 펫보험 계약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만9088건으로 전년 대비 51.7% 증가했다. 신계약 건수 또한 5만8456건으로 같은 기간 66.4%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펫보험 시장의 잠재력은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개체 수는 지난 2022년 기준 799만 마리로, 이를 기준으로 펫보험 가입률을 단순 계산하면 1.4%에 불과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펫보험에 가입한 반려가구는 100가구 중 1가구에 불과한 만큼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로 인해 향후 펫보험 시장의 경쟁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펫보험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손보사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8년 10월 국내 최초로 장기 반려견 보험을 출시한데 이어 2019년 4월 장기 반려묘 보험을 출시하며 국내 펫보험 시장을 개척해온 선두주자다.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계약 건수는 약 8만5000건으로 전체 펫보험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첫 펫보험 출시와 함께 업계 최초로 도입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실제 메리츠화재와 제휴한 전국 약 400곳의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가입자가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보험금이 청구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출시되고 금융소비자가 각 손보사의 펫보험 상품을 한꺼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되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의 시장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펫보험 가입률이 1.4%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미성숙한 상태인 만큼, 아직 특정 보험사의 우위가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장기 펫보험상품 신계약 건수는 2만4105건으로 집계됐는데, 아직 메리츠화재의 신계약 건수가 가장 많지만 절반을 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DB손보의 경우 1~4월 누적 신계약 건수가 7651건으로 3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메리츠화재를 바짝 뒤쫓고 있다.
다만 펫보험 시장 확대 및 경쟁구도를 전망하기 전에 새로 출시될 비교·추천플랫폼의 성공적인 안착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앞서 출시된 자동차보험 플랫폼의 경우 대형사의 소극적인 참여로 인해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 이미 자동차보험 시장을 80% 이상 장악한 대형사가 자사 판매채널과 플랫폼에 다른 요율을 적용하면서 비교·추천서비스의 장점이 사라지게 됐기 때문. 온라인(CM) 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 갱신이 주당 평균 14만 건 수준인데,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 후 일주일간 가입 건수는 겨우 950건에 불과했다.
펫보험의 경우 아직 대형사가 장악한 시장이 아닌 만큼 자동차보험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여전히 갈등 요소는 남아있다. 현재 펫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 대부분은 가입 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삼성화재는 유일하게 가입 기간이 3년 미만인 일반보험을 판매 중이다.
일반보험은 재가입형인 만큼 3년 후 갱신이 거절될 위험이 있지만, 통상 장기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비교·추천서비스에서 장기·일반보험을 모두 취급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상품에 가입자가 쏠릴 가능성이 크다.
장기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들은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비교·추천해야 한다며 플랫폼에서 장기보험만 다룰 것을 요청했으나, 금융당국은 두 종류의 상품을 모두 취급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금융위는 플랫폼 운영사인 카카오페이에게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쉽게 확인·구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메리츠화재·DB손보 등 일부 보험사가 비교·추천서비스 참여를 연기하는 등,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의 초반 흥행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이들은 상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관련 시스템을 정비한 이후 서비스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위는 “펫보험과 여행자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사업자간 세부협의와 함께, 비교· 추천 알고리즘 심사와 혁신금융사업자 부가조건 심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7월 중순 출시를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곧 출시될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손보사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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