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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람잡는 침대 매트리스,, 난연재질 의무화해야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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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천 호텔 화재 감식현장 ,출처- 뉴시스]

 

경기 부천 호텔 화재에서 객실 내 침대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숙박시설의 난연 매트리스 의무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소방 당국이 확보한 호텔 7층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화재 당시 발화지점인 810호 객실에서 시작된 유독가스는 열린 문을 통해 1분 23초 만에 호텔 7층 복도를 가득 채웠다. 그 바람에 다른 투숙객들은 1층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없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 소파와 침대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트리스를 화재가 번지는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로 꼽는다. 매트리스는 면적이 넓어 화재 발생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전체가 폭발적으로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오버(Flash over)현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공시설 또는 대중 이용이 잦은 장소는 난연 재질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지하철 의자 등 가연성 내장재 때문에 유독가스가 더 많이 나왔다는 지적에 이를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인 불연재로 바꾼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숙박업소의 경우 난연 매트리스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4월 공인시험기관인 방재시험연구원이 국내에서 시판되는 난연 매트리스 가운데 상부만 난연소재를 적용한 제품과 상부 외에 측면과 밑면까지 난연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대상으로 화재시험을 실시한 결과를 보면 같은 난연 매트리스임에도 성능의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시험 과정은 매트리스 상단에 70초, 옆 단에 50초간 토치로 불을 점화한 뒤 총 30분간의 시험 동안 최대 열 방출량이 200kW(CFR 1633) 미만을 유지하면 통과한다.

 

매트리스 상단 레이어에 자연 소화 기능을 갖춘 ‘플레임 프리 난연 패딩’이 적용됐지만 옆면과 하단은 비난연 소재가 사용된 A사의 매트리스는 불이 붙은 후 18초부터 옆면이 녹아 뚫렸으며, 옆면에서 번진 불길은 하면부로 이어져 4분이 지난 후에는 열 방출량이 이미 400kW을 넘겨 ‘플래시 오버’ 상태에 이르렀다. 플래시 오버는 다량의 연기와 가연성 가스로 실내 전체가 폭발적으로 불꽃에 휩싸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반면에 시몬스의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 탑재된 B 매트리스는 상단, 옆면은 물론 매트리스에 사용되는 봉합실, 봉합 면 테이프도 난연 소재로 제작됐다.

 

B 매트리스는 동일한 조건에서 불을 붙인 지 2분 만에 상단과 옆면의 불길이 눈에 띄게 잦아들었고 열방출량은 3분 대에 10kW 이하로 떨어졌다. 8분이 넘었을 땐 매트리스 일부 이음새 부분만 불길이 남고 면 부분은 거의 불길이 사그라졌으며 열방출량은 0~1kW 수준을 유지했다. 30분이 경과한 후 난연 패딩이 탑재된 가장 상단의 레이어 부분만 검게 탔을 뿐 내장재는 보존됐다.

 

시몬스의 경우 공익을 위해 지난 1월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등록번호: 10-2151273, 10-2151274)’까지 공개했다. 시몬스의 안정호 대표는 “기업의 활동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하는 만큼 다른 회사들도 함께 난연 매트리스로 바꿔 나간다면 결국엔 소비자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몬스의 결정으로 침대업계는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매트리스나 카펫 등은 불이 붙으면 유독 가스를 다량으로 발생시키기 때문에,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라며 “미국 같은 경우는 숙박업소에 10여 년 전부터 매트리스는 난연 매트리스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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