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간 지반 침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땅 꺼짐 사고는 총 957건 발생했다. 2019년 193건, 2020년 284건, 2021년 142건, 2022년 177건, 지난해 161건으로, 매년 평균 191건에 달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도로에 싱크홀이 발생해 차량이 빠지고, 31일에는 서울 종로, 강남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뿐 아니라 대구 동구, 충북 옥천 등 싱크홀 발생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싱크홀은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유실이 생기거나 공사 중 상하 수도관 손상에 따른 누수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심의 경우 땅속의 터널, 수직구, 상수도 배관의 경사로 인한 압력 등 인공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싱크홀을 예방하기 위해선 이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항공기시스템과 인공위성에서 수집된 레이더 자료를 이용한 ‘레이더간섭기법’을 통해 싱크홀을 예측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2012년에는 미국 LA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을 발생 한 달 전에 예측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잠실 석촌호수 인근 크고 작은 싱크홀이 무더기로 생긴 사건으로 당시 정부는 싱크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2015년 출범한 UGS(Under Ground Safety) 융합연구단은 싱크홀을 예방할 방법을 세우기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의 연구원들이 모였다.
연구단은 현재 해체된 상황이다. 당시 UGS 융합연구단의 단장인 이인환 박사는 UGS 융합연구단이 없어진 이유에 대해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UGS 융합연구단은 3년 일몰형 사업단이었다”라며 “이후에도 각 연구기관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UGS 융합연구단은 당시 지하 매설물 모니터링을 통해 지하 공간의 상황을 파악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하수관로 영상을 자동 분석하여 보고서까지 작성해 주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했었다.
이 단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에서 싱크홀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최근 일어나고 있는 싱크홀 문제는 장마가 아니라 우기로 불릴 만큼 변화된 상황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지자체로선 노후관 교체에 대한 예산을 좀 더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데 안전에 대한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또한, 노후관 외에도 관로 주변 지반공사등으로 인해 하수관로의 틀어짐으로 인해 싱크홀이 유발될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들도 공사시마다 체크하도록 해 인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보완되야 한다”고 했다.
그 밖에 정부가 싱크홀 예방을 위해 운영중인 ‘지하 공간 통합 지도’의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싱크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하에 있는 시설물들의 위치를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파악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제작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 잘못된 지적이라 말한다. 한국국토정보공사 담당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지하공간 통합지도 사업은 2014년부터 구축·제작하여 2023년부터 수정·갱신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라며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선 변화되는 내용이나 신규·삭제되는 부분에 대해 계속 수정중이다. 다만, 지도를 활용해 싱크홀을 예측하는 부분에 대해선 공사가 맡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향후 이번 사고지역을 비롯한 추가 침하 발견 지역 주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각 지반의 지반침하 위험도를 구분한 ‘지반침하 위험지도’도 제작·관리하고, 내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지반침하 관측망’을 통해 지반침하 예방 활동, 침하이력 관리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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