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식량 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농업벤처기업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7.
728x90
[사진-만나씨이오 스마트팜, 출처-만나씨이오 누리집 갈무리]

세계 인구는 80억 명이 넘었지만, 식량 생산은 기후변화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세계 각국은 식량 위기의 해결책으로 애그테크를 주목한다. 

 

애그테크는 농업과 기술을 뜻하는 애그리컬처와 테크놀로지의 합성어로 파종부터 유통에 이르는 농업의 전 과정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산업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청년인구 유출 등으로 농촌은 소멸 위기에 있다. 통계청의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1970년 248만 3300가구였던 농가 수는 2023년 99만 9022가구로 60%가량 줄어들었다. 농가의 고령화로 70세 이상이 47.8%로 가장 많았고, 60대 34.2%, 50대 14.2% 순으로 나타났다.

 

젊은 일꾼 부족으로 농업 생산성도 좋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 통상연구원의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농업지원 비중은 1.5%로 필리핀, 중국, 튀르키예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반면 1㏊당 작물 생산량은 조사대상국 36개국 중 22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는 연간 곡물 수입을 1700만 톤 수입하는 세계 7위의 수입국으로,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매우 취약한 나라다.

2022년 기준 식량안보지수는 전 세계 113개국 중 39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최하위이며, 식량자급률은 1970년 86.2%에서 2021년 44.4%으로 반토막으로 내려갔다. 이에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한반도의 기후위기는 식량 위기로 올 것이다. 향후 20~30년 제일 중요한 문제가 식량 위기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정부가 2020년부터 스마트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다. 기후 위기의 영향을 덜 받고 노동력 위주의 저효율 농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스마트팜으로의 전환은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네덜란드의 사례를 보면 스마트팜으로의 전환이 시급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국토의 25% 정도가 해수면 아래에 있는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에 비해  농업 조건이 열악하지만 스마트팜 보급으로 인해 세계2위 농산물 수출국이 됐다. 스마트팜으로의 전환은 농가 수가 줄어도 재배 면적은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네덜란드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001년 대비 농가 수는 64% 감소했으나 농가당 재배 면적은 179% 증가했다. 네덜란드의 스마트팜 보급률은 99%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팜 기술로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기업들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사진-만나CEA, 출처-만나CEA 누리집 갈무리]

국내의 농업 벤처기업 만나씨이에이는 10년 전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통합 시스템을 만들어 농업에 뛰어들었다.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전태병 대표는 물고기 배설물을 이용한 자원 순환형 스마트팜을 수출하고 있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를 키우는 수조의 물로 농작물을 키우는 기술이다. 수조와 같이 갇힌 공간에서 물고기를 키우면 물고기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NH3)가 물과 만나 암모늄이온(NH4+)이 된다. 이 성분은 물고기를 죽이는 독소로 작용하지만, 수조에 미생물을 넣어 암모늄이온을 분해하면 농작물의 영양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조에 뿌리가 잠겨있는 농작물이 이 성분을 흡수하면 물은 깨끗해지고 별도의 비료도 필요 없게 된다.

 

만나씨이에이는 바이오엔지니어링 기술을 통해 기존 수경재배양식에 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운영비용을 감소시키고, 생산량 또한 15%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영양분이 높고, 질병 위험을 감소시키고 있다.

 

만나씨이에이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의 스마트팜을 설치하기 위해, 소액 투자기법인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으로 자금을 모았다. 투자한 개인들은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도 작은 스마트팜의 소유주가 되며, 이 수조에서 자란 농작물을 받게 된다. 

 

이러한 투자방식은 투자자가 원하는 작물의 생산을 주문할 수도 있고, 농산물 가격 변동 등의 문제도 생기지 않아 현재 겪고 있는 배추값 급등과 같은 상황에서도 안전하다.

 

만나씨이에이는 환경제어 스마트팜 시스템의 시범 보급 사업도 시행중이다. 전 대표는 “10여 년 동안의 고민과 노력이 담긴 MANNA CEA의 환경제어 스마트팜 시스템, MoT(MANNA of Things) 시범 보급 사업을 통해 여러 농가에서 직접 활용하며,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 기업인 농업법인 ‘우듬지팜’은 지난해 9월 국내 스마트팜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1년부터 스마트팜 설계와 생산, 제품 유통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며 3만 3000평의 유리온실에서 스테비아 토마토 등을 재배해 얻은 결과다. 

 

지난해사우디아라비아 ‘바디아’와 3420만달러(한화 약 455억원)에 달하는 MOU를 체결한 우듬지팜은 현재 대규모 스마트팜 조성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충청남도가 추진 중인 전국 최대 스마트팜단지 ‘글로벌 홀티 콤플렉스’ 건립에 우듬지팜이 7만평 규모의 반밀폐 유리온실 건축과 운영, 유통 사업을 담당한다. 반밀폐 유리온실은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해 사계절 내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우듬지팜은 의료용 대마 등 바이오산업 진출도 꾀하고 있다. 우듬지팜의 심용보 대표는 “유리온실 안에서는 어떤 작물이든 다 재배가 가능하다. 정부의 정책이 선행된다면, 의료용 대마는 수입 대체 효과도 크고 노령화에 따라 의료용 대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사업의 확장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