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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업계, 지점 축소 통폐합 가속화...노조 반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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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증권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지점을 축소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점 수가 적었던 만큼, 점포 통폐합에 따른 노사갈등이 우려된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18일 기존 압구정WM(자산관리)센터와 청담WM센터를 폐쇄하고 이를 강남선릉센터로 이관해 오는 11월 1일부터 강남금융센터로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지난 8월에는 상무WM센터와 광주센터를 광주금융센터로, 지난해 11월에는 광화문센터와 사당WM센터, 신촌WM센터를 여의도금융센터로 통합한 바 있다.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연내 기존 21개 지점(영업소 포함)을 11개로 축소해 대형 점포로 통합 운영한다는 계획을 공지했다. iM증권은 또한 근속연수 15년 이상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계획도 함께 공지했다.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 추세는 대신·iM 두 증권사만의 일은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1곳의 총 지점 수(영업소 포함)는 올해 6월 말 기준 788개(지점 729개, 영업소 59개)로 전년 동기 대비 65개(△7.6%)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2월 말(1026개)과 비교하면 무려 238개(△23.2%)의 점포가 4년 반 만에 연이어 문을 닫았다. 

 

증권사 지점 축소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의 흐름과 비용절감 및 수익창출력 제고라는 과제가 얽힌 결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 활성화로 개인투자자 수는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모바일 앱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되면서 대면 영업의 중요성은 오히려 점차 작아지고 있다. 주식 거래만을 위해 지점을 찾는 고객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오히려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수의 지점을 통합해 하나의 대형·거점화 점포로 운영하려는 시도를 늘리고 있다. 

 

게다가 호실적을 내며 순항 중인 대형 증권사와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은 최근 실적 성장이 둔화하면서 비용 절감이 더욱 절실해졌다. 지점 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대형 자산관리 센터를 운영해 수익창출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실제 점포 축소 계획을 밝힌 iM증권의 경우 지난 2021년 1639억원의 흑자를 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2022년 376억원으로 순익이 급감한 뒤 지난해 31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8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52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감소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종투사로 지정된 9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하나·신한투자·메리츠·키움)의 상반기 순이익은 3.5조원으로 한국투자증권 배당금 수익을 제외한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2.3조원 대비 52.5% 증가한 반면, 자기자본 1~4조원 규모의 비종투사 9곳(대신·교보·한화·유안타·신영·현대차·iM·BNK·IBK)의 순이익은 오히려 29.8% 감소했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 9곳(유진·DB·LS·다올·부국·SK·한양·케이프·리딩)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3.9% 증가하는데 그쳐 성장세가 멈춘 모양새다. 

 

반면, 지점 축소 폭은 대형사가 더 크다. 9개 종투사의 지점 및 영업소 수는 코로나19 이전(2019년 12월 말 기준) 618개에서 올해 6월 말 431개로 170개(△30.3%)나 감소했다. 반면 비종투사 9곳은 같은 기간 285개에서 239개로 43개(△16.1%) 줄어들었으며, 중소형사 9곳은 89개에서 72개로 12개(△19.1%) 감소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지점 축소에 따른 갈등은 오히려 축소 폭이 작은 비종투사 및 중소형 증권사에서 오히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지점 수가 대형사 대비 적었던 만큼, 지점 수를 조금만 줄여도 그에 따른 불안과 우려가 더욱 크게 나타내는 셈이다. 

 

일부 증권사 노조에서는 지점 통폐합 및 대형·거점화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노조는 지난 21일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지점 축소에 반대하는 세 번째 시위를 열었다. SK증권 노조 또한 지난 7월 25개인 지점 및 영업점 수를 15개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본사 임원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사측은 “현재의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역량을 집중하고자 일부 지점을 대형화(통합)해 운영하게 됐다”라며 “통합되는 강남금융센터에서 고객에게 보다 나은 투자 대안을 드릴 수 있는 쾌적한 환경과 우수한 전문인력으로 구성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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