떻게 해명하는지에 맞춰져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변명하지 않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곧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관련된 공천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고 말했으며, 김건희 여사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켰다”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라며 “잘못 알려진 사실도 상당히 많지만, 대통령이 맞다, 아니다를 다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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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尹 ‘김건희 감싸기’에 “국민 공감 얻기 어렵다” 지적
언론은 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대체로 기대 이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8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대해 “허전하고 실망스러운 회견”이라며 “진솔한 사과보다 변명과 자기 합리화만 부각됐다”고 평했다.
중앙일보는 “대부분의 사안을 자기중심적으로 해명하며 자기합리화를 하다 보니 민심과는 공감의 차이가 확연했다. ‘사과’를 하긴 했지만 무엇을, 왜 사과하는지 전혀 와닿지 않았다”라며 “응급수술이 필요한데, 달랑 소화제 하나 처방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의 핵심인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며 시작했지만 140분 회견 동안 기존 인식과 태도에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변호인에 가까웠다”라며 “부인의 억울함과 공로를 전하기에 급급한 답변에선 반성과 성찰, 쇄신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윤 대통령은 심지어 김 여사가 이번 회견 때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고도 했다”라며 “남편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한 원인 제공자의 조언을 전하며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또한 이날 사설에서 “김 여사를 ‘육영수 여사는 청와대에서 야당 역할을 했다’고 비교한 건 국민과 온도차만 확인한 격”이라며 “‘김건희를 악마화한다’며 ‘국정농단이라면 국어사전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선뜻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회견은 절박함은커녕 ‘잘하고 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는 호소처럼 느껴졌다”라며 “문제 인식과 처방 모두에서 ‘국민 눈높이’에 크게 미흡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번 회견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 “尹,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다” vs “후속 조치 따라 국민 평가 바뀔 것”
이번 사과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겨레는 7일 사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이럴 거면 뭐 하러 했나’라는 반응을 자초한 자리”였다며 “자신의 억울함 토로와 자화자찬으로 140분을 채운 윤 대통령에게 더 이상 어떠한 기대도 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또한 이날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대해 “마지못한 사과는 공허했고, 의혹마다 궤변과 견강부회식 주장으로 일관했다”라며 “다수 국민을 절망케 하는 회견”이었다고 평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이 민심을 잃어 통치불능에 빠지는 건 국가적으로도 불행이다. 다수 국민은 윤 대통령이 특검 수용 등 입장을 밝히며 국정 쇄신과 민심 회복의 첫 단추를 끼우기를 바랐을 것”이라며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 기회마저 걷어찼다. 윤 대통령의 담화·회견 내용은 국민과 싸우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매체는 사과의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윤 대통령이 머리를 숙였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며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가 시행되느냐에 따라 민심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8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두루뭉술 넘어갔고, 각종 의혹도 대부분 부인했다”라면서도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각종 잘못을 인정하고 수차례 사과했다. 2시간 20분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끝까지 답하면서 소통하려는 노력도 보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문제는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약속한 대로 앞으로 실제 변화가 있겠느냐는 것”이라며 “크게 얻으려면 크게 바꿔야 한다. 임기 후반기를 맞는 윤 대통령이 그렇게 했으면 한다”는 기대를 내보였다.
문화일보 또한 7일 사설에서 “과거 회견에서는 ‘박절하지 못했다’ ‘사과 드린다’는 짧은 언급을 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엔 여러 차례 사과의 뜻을 밝히고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고쳐야 할 부분들을 고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윤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담화를 평가했다.
문화일보는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르냐의 문제”라며 “문제는 이미 드러난 김 여사의 공천·인사 개입 문제에 대해 여전히 두루뭉술한 언급만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는 이어 “국민은 후속 조치를 지켜보고 진정성을 판단할 것”이라며 “특히 김 여사 문제가 다시는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줄 만큼의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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