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중국 전기차산업 약진, 한국 승용차 시장 넘본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1. 27.
728x90
사진은 지난 9월 비야디의 900만대째 차량인 양왕 U9이 출고되고 있는 모습. 출처=비야디 글로벌 공식 엑스 계정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가 내년에 우리나라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완료하고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출범 목표 시기는 내년 초로, BYD코리아는 현재 지역별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인력 채용 등 준비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BYD는 그동안 한국에서 상용차를 판매했지만, 이번에는 소형 SUV ‘아토3’, 중형 세단 ‘씰’, 해치백 ‘돌핀’ 등 승용차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 1~4월에만 86만7000 대를 인도하며, 글로벌 점유율 20.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EV 시장 동향 및 전망(IEA)’ 보고서에 따르면 BYD와 테슬라는 2023년 전기차 판매의 35%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BYD는 2022년 이후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제조업체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국 전기차 시장은 2022년 말부터 선두 주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기차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BYD는 주요 모델 가격을 10~20% 인하했는데, BYD 측은 저가 모델을 판매하고 자체 배터리 공급망을 개발하여 마진을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렇다면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에서는 BYD의 국내 판매 가격이 2000만~3000만 원대로 현대자동차의 코나EV 등의 모델보다 저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가격 이외에 제품 품질, 사후 서비스, 그리고 충전 인프라와의 연계에 BYD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초기 진출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현지화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

또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신뢰도 문제와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BYD의 성공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는 지속될 전망이며, 중국 지리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내년 말 한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일각에서는 BYD의 성공이 한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가속화하고, 기존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비용 효율화에 더욱 주력하도록 유도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경쟁 심화로 인해 일부 기업은 시장 재편의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국 정부와 기업은 연구개발(R&D) 지원, 충전 인프라 확충, 세제 혜택 강화 등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와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중국 전기차 혁신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약진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 충전 인프라의 확산,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공급망 시스템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부의 시범 프로젝트로 시작된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 지원 정책은 중국 전기차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며 “2022년 기준 중국의 공공 전기차 충전기 수는 176만대로 압도적 1위이며, 2위 한국(약 20만 대)의 8.7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채굴·가공 - 배터리 생산 - 전기차 제조로 이어지는 안정적 가치사슬을 보유한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또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내수를 넘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본격화 될 경우,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중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기술 인재를 육성 및 보호하는 등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2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결국은 가격을 얼마로 책정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한국 소비자들이) 굳이 ‘메이드인 차이나’를 쓸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YD가 공격적 마케팅을 한다면 일부 중저가 모델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다”며 “일각에서는 BYD가 한국에 진출했다 라는 하나의 ‘이력서’만 쓰려는 분위기도 있다는 평도 있다. 결국 8%의 관세와 물류비 등의 비용을 포함한 BYD 모델이 국내 경쟁 모델에 비해서 얼마에 가격이 책정되느냐가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