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리아] ‘미스터아빠(Mr.아빠)’란 스타트업이 지역 소상공인들의 응원을 받으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스터아빠는 ‘로컬 푸드, 로컬 소비’를 기반으로 볼런터리체인(Voluntary Chain) 산지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한 스타트업이다.
생소하게 들리는 볼런터리체인은 서로 독립된 자본을 가진 동일 업종의 소매점들이 모여 공동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체인 본부에 일부 기능을 위탁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형태를 갖춘 조직이다. 이러한 체인의 특징은 각 매장이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며, 본부의 지시보다는 가맹점 간의 수평적 관계와 상호협력을 중시한다는 데 있다. 모든 가맹점이 경영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경영의 주체가 가맹점에 있다. 쉽게 말하면 협동조합에 가깝다.
프랜차이즈체인과 볼런터리체인의 차이는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목표로 하며, 가맹비 수익 창출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까닭에 볼런터리체인은 국제적으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 중 눈에 띄는 성취를 보이는 기업은 글로벌 식자재 서비스 기업인 시스코(Sysco)다. 시스코는 사업 초창기 북미 내 로컬 대리점과 협업하여 빠르게 확장하며 전국적 IT 수발주 시스템을 선도하여 현재 10개국 39만 개가 넘는 레스토랑, 병원, 슈퍼마켓 등으로 식품 기반 식자재 유통 사업을 확장 중이다.
국내에선 ‘온누리약국’ 체인이 대표적이다. 약국체인인 ‘온누리약국’과 드럭스토어체인 ‘웰빙스퀘어 온누리’ 브랜드를 운영 중인 온누리에이치앤씨(H&C)는 1991년 120명의 회원으로 시작하여 현재 가맹 수가 약 1800개에 달할 정도로 거대해졌다.
미스터 아빠는 5만 8000여개 개인 슈퍼마켓과 100만 농가의 73%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를 이어줄 역할을 자처한다. 볼런터리체인의 장점을 살려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이 가진 상품 운영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상품 소싱의 한계, 사업자별 사입으로 인한 높은 구매가격 등을 ‘간편한 수·발주 시스템’, ‘공동구매를 통한 구매단가 인하’ 방식으로 보완하여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의 식당 및 수퍼 마트 사업자들에게 공급하고, 중소상인의 수익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미스터아빠는 농산물을 조달해서 별도의 저장용 창고를 거치지 않고 ‘소분센터’에서 가공해 바로 동네 슈퍼에 공급한다. 소농인들이 최적 수량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난 3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을 해 준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한 것은 모든 농산물을 DB화한 것에 기한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모아진 DB는 소싱부터 최종 소비까지 정보를 관리해서 기존 7~15%였던 폐기율을 제로(0)에 가깝게 낮추고 판매/공급 데이터의 정확도도 높였다.
데이터 기반의 직거래는 수수료와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경매 수수료와 운반 및 보관 비용에 포함되는 최대 15~20%가량의 비용이 줄어든 것. 즉, 미스터아빠를 통해 농산물을 구입하면 소농이나 슈퍼마켓이 그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그러다보니 미스터아빠의 성취는 놀라울 지경이다. 설립 3년만에 2023년 기준 매출 300억을 달성했고, 올해에는 예상 매출 500억을 목표로 글로벌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9월 몽골 이마트에 한국 농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하였으며, 북미에도 영업소를 낼 예정이다.
서준렬 대표는 “저탄소와 지역 상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농산물 전문 유통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규모의 경제나 자금력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함께 동화되어야 시장에 받아들여진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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