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cY1wrN/btsLTJSr7BD/AnO5AZULdUMAeR8x02JM20/img.jpg)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1회 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서부지법 불법 폭력점거 시위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시간 동안 모니터에 관련 사진자료가 송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후 지지자들이 폭도로 돌변, 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
20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새벽 3시 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극렬지지자들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했다. 법원의 집기를 마구 부수고, 서버실에 들어가 기록을 지우려는 듯 물을 붓는 모습까지 목격됐다. 법을 내팽개친 폭도들이 공권력을 짓밟으면서 법원은 세 시간 가까이 무법천지가 됐다.
서부지법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서부지법 사태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지법이 입은 물적 피해도 약 6억 원에서 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벽 마감재와 유리창, 셔터 등이 파손됐다. 당직실과 CCTV 저장장치, 출입통제시스템, 컴퓨터 모니터 등도 파손됐다.
시위대의 침입을 제지하고 대피하는 과정을 직접 겪은 야간 당직 직원들은 정신적 트라우마가 큰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동 사태 당시, 서부지법 직원들이 음료수 자판기로 문을 막으면서 대응했지만 현관이 뚫리면서 옥상으로 대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이 청사 내 시위대를 모두 퇴거시킨 뒤에도 직원들은 2차 침입을 대비해 전력을 차단할 수 있는 지하2층 설비실로 옮겨 시위대가 안정화되길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번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전원 구속 수사 방침을 밝히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현행범으로 체포한 90명을 조사하고 있다. 서부지검에 6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순차적으로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6명은 서부지법 내부에 침입한 혐의, 10명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을 막으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 10명은 서부지법 담을 넘거나 경찰관을 폭행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대통령이 구속되고 헌법기관인 법원에 폭도가 난입하는 상황은 매우 극단적인 사태이며, 역사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하지만 해외에서 법원이나 의회,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폭동이나 난입 사건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이다. 미국 역사상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린 사건으로 평가되며 법원은 아니지만, 헌법기관을 공격한 폭동이라는 점에서 지난 19일 벌어진 서부지법 폭동과 유사성이 있다.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하는 미국 의회 절차를 막기 위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을 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을 뚫고 의사당 내부로 난입했으며, 폭도 4명과 국회의사당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경찰관 110명 이상의 부상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해당 폭동의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의 패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과 불복 선언이었으며 여기에 트럼프를 메시아로 숭배하는 QAnon발 딥 스테이트 음모론이 폭동을 촉발시킨 큰 불쏘시개가 되었다. 폭동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하원은 그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프라우드 보이스'의 전 리더 헨리 엔리케 타리오가 미국 의사당 습격을 조직한 혐의로 22년 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사당을 습격한 주동자 가운데 지금까지 최고 형량이다. 타리오는 폭동 당시 워싱턴에 없었지만,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가 조직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했다.
의사당 습격 혐의로 체포된 자는 1100명 이상이다. 전직 미 해병대원 도미닉 페졸라와 재커리 렐에게 각각 10년과 15년 형이 선고됐고, 미 육군 퇴역 군인 조 빅스에게는 17년 형이 내려졌다. 약 200명이 중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최근 브라질에서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 사태와 유사한 폭동을 일으켰다. 트럼프-보우소나루의 비슷한 우익대중주의적 정치성향과 극성 지지층들의 음모론 수용적 태도를 감안하면 약 2년 전에 발생한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1월 8일,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브라질 대법원, 국가의회, 대통령궁이 위치한 삼부광장(Praça dos Três Poderes)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들이 집결해 정부 시설에 무력으로 침입하고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룰라 대통령은 홍수 피해를 입은 상파울루를 방문 중이어서 직접적인 위협을 피할 수 있었다. 이들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승리한 것에 반발하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현직이던 2022년 대통령선거전 여론조사에서 뒤처지자 전자투표 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며 선거 부정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여러 차례 선거 불복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2022년 10월 대선에서 지고 나서도 패배를 시인한 적이 없었다.
당시 미국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동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이 보우소나루가 폭동을 선동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시위대는 정부 건물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하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복권과 군부 개입을 요구했다. 이에 브라질 당국은 강경 대응을 선언하며 경찰을 동원해 최루탄도 쏘는 등 수백 명을 체포했다.
사건 이후 브라질 연방 대법원은 치안 유지 실패의 책임을 물어 브라질리아 주지사를 정직시켰다. 또한, 브라질 당국은 폭동에 가담한 수백 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중 39명을 쿠데타 모의, 무장 범죄단체 결성, 공공기물 파손 등의 혐의로 우선 기소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사태를 ‘반민주적 폭동’으로 규정하고, 배후 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룰라 행정부는 극우 세력이 폭동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인에 보우소나루 시절 총기소지 규정 완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관련 규제를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인 총포류 등록 기간을 60일간 운영하고 이후 미신고된 총기 소지는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하기로 했다. 관리 주체를 군에서 경찰로 이관했다
이들이 룰라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막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경찰 수사결과도 2024년 11월 21일 발표됐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 ‘가족돌봄수당’ 2월 3일부터 접수, 신청 자격은? (1) | 2025.01.20 |
---|---|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 신사를 상대로 싸우는 사람들 (0) | 2025.01.20 |
초고령화사회, 수혈은 늘고 헌혈은 줄고... 바람직한 정책은? (0) | 2025.01.20 |
제프 베이조스 '뉴 글렌' 발사 성공, 우주산업 패러다임 바뀌나 (0) | 2025.01.17 |
청소년 창업 활발한 선진국, 한국은? (0) | 2025.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