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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소중한 우리나무 찾기] 잎갈나무 3형제의 가치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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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갈나무 숲; 크고 강직하게 자란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아직은 하얀 눈이 내리는 추운 계절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절기상으로는 벌써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되었다. 한겨울의 숲은 앙상한 가지들로 적막하지만, 소나무나 잣나무처럼 푸른 잎을 지닌 침엽수들도 있어 겨울 풍경에 생기를 더한다. 그러나 침엽수 중에서도 가을이 되면 잎을 떨구고 겨울을 보내는 나무가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잎갈나무이다.

잎갈나무 구과; 실편의 개수가 적고 끝이 젖혀지지 않는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잎갈나무라는 이름은 ‘잎을 가는 나무’라는 뜻으로, 낙엽이 진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솔잎처럼 생긴 바늘 모양의 잎은 가을이 되면 노랗게 단풍이 지고 낙엽을 떨군다. 잎갈나무의 한반도 자생지는 금강산 이북으로, 나무가 곧고 강직하기 때문에 목재로서의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 정선 가리왕산 지역에 숲을 조성하여 보존해 오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잎갈나무 숲으로는 유일한 곳으로, 잎갈나무 종 보존뿐만 아니라 종자 공급원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일본잎갈나무 수형; 나무가 곧고 강직하다.

일본잎갈나무 숲; 가을에 낙엽이 진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잎갈나무와 유사한 나무로 일본잎갈나무가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본에서 온 잎갈나무로, 흔히 낙엽이 지는 소나무라는 뜻의 ‘낙엽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후지산 일대에서 자생하지만, 생장이 우수하고 적응력이 뛰어나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지금은 전국 각지에 심고 있는 대표적인 우리나무이다. 잎갈나무와 유사하지만 솔방울을 이루는 조각(실편)이 많고, 조각 끝이 뒤로 젖혀지는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본잎갈나무 잎; 바늘처럼 길다.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일본잎갈나무 암꽃(암배우체); 여러 개의 조각으로 뭉쳐진 솔방울 모양이다.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일본잎갈나무 구과; 실편이 많고 끝이 뒤로 젖혀진다.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잎갈나무, 일본잎갈나무와 이름이 비슷한 개잎갈나무가 있다. 개잎갈나무는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있는 상록수로, 잎갈나무와는 다르다는 뜻의 ‘개+잎갈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히말라야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히마라야시다’라고도 부른다. 나무가 우람하고 가지가 좌우로 힘차게 뻗으며, 아래로 처지는 모양이 아름다워 세계 3대 조경수로도 유명하다. 다만 내한성이 다소 약해 중부 이남 지역에서 주로 만날 수 있다.

 
 

개잎갈나무 수형; 원추형으로 아름답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개잎갈나무 잎; 바늘처럼 길고 뾰족하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개잎갈나무 구과; 크고 둥근 모양이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개잎갈나무 나무껍질;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잎갈나무, 일본잎갈나무, 개잎갈나무는 우리의 숲과 주변을 지켜주는 귀한 우리나무이다. 이 중 잎갈나무는 정선 지역에서 유일한 숲으로 보존되고 있다. 하지만 잎갈나무 숲 주변에 일본잎갈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종간 교잡이 일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잎갈나무와 일본잎갈나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DNA 분석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기술을 통해 국내 유일하게 분포하는 가리왕산 잎갈나무 숲을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유럽에서는 유럽잎갈나무와 일본잎갈나무의 교잡종을 개발하여 조림용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DNA 분석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잎갈나무와 일본잎갈나무의 교잡종을 조기 선별하여 우수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겨울의 우리 숲과 주변 경관을 아름답게 지켜주는 잎갈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 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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