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충주시 HPV 무료 예방접종]
[이코리아] 최근 충주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가다실 9’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전액 지원 사업에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충주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중 가장 많은 HPV 유형을 예방할 수 있는 가다실 9으로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한다. 1회 접종 시 18~20만 원으로 비급여 항목이라 총 3회 접종에 60만 원가량이 필요하다.
지원 대상은 충주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18세부터 26세(1998년생부터 2006년생) 여성으로 한정되며, 올해 충주로 전입한 대상자는 지원 대상자 명단으로 등록되기 위해 충주시 보건소 예방접종실로 연락해야 한다.
이미 가다실 4나 서바릭스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는 제외된다. 혜택을 유지하려면 접종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충주시 주소를 유지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가다실9 접종으로 96.7%의 자궁경부암 예방효과가 있으며, 이는 여성 건강을 위한 중요한 접종”이라며 “많은 시민이 예방접종에 참여해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HPV는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으나 남녀 모두에 생식기 사마귀와 항문생식기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다.
우리나라는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HPV 백신접종을 포함하고 있지만, 12~17세 여성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만 접종비 지원 대상이다. 게다가 지원하는 백신의 가수도 2가(서바릭스), 4가(가다실 4가)로 충주시가 지원하는 가다실 9보다 낮다. 백신의 가수가 낮다는 것은 예방효과가 비교적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마저도 남성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자료에 따르면 OECD에 가입한 38개국 중 33개국이 남녀 모두에게 HPV 접종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 중 28개국은 남녀 모두에게 9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2가 또는 4가 백신을 여성청소년에게만 무료 지원하는 국가는 멕시코, 코스타리카뿐이다.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는 것도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다. 감염됐다고 눈에 띄는 증상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HPV 감염은 1만2273건 신고됐고 이중 20~30대가 45.3%(5553건)를 차지한다. 특히 52형과 58형은 가다실 9가 백신에만 포함된 유형으로, 이 백신의 접종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는 ‘암 예방을 위한 HPV 접종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HPV 백신을 맞으면 암을 예방할 수 있는데, 이를 국가에서 무료 접종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정부의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남자 청소년까지 HPV 예방접종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 옹진군은 ‘선택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바꿔 2023년부터 관내 만 12~17세 남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남성에게 첫 접종 시기에 따른 4가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부여군은 지난해 충남 최초로 남자 청소년에게도 확대 지원했다. 부여군에 주소를 둔 12세 남자를 대상으로 HPV(4가) 백신 2회 접종을 지원한다. 부여군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 첫 진행된 사업이지만, 110명(55%)의 남학생이 접종할 정도로 군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며 “새학기를 맞아 각 초등학교에 홍보를 더해 더 많은 남학생이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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