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6일 인도 푸네시에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시설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신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이코리아] 우리나라 식품기업들이 현지화 전략과 한류의 인기를 활용하여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 6일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Pune)시에서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준공식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파드나비스(Fadnavis) 인도 마하슈트라주 총리, 이성호 주인도대한민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준공식에서는 신 회장과 마하슈트라주 총리의 축사를 비롯해 공장 견학, 기념 식수, 제막식 행사가 진행됐다.
신 회장은 축사를 통해 “유서 깊은 하브모어 기업을 인수하며 인도 빙과 사업을 시작한 이후 롯데는 인도의 눈부신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 주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이번 신공장 준공이 롯데의 글로벌 식품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앞으로 최상의 품질 제품을 만들어 하브모어를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푸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증설한 생산시설로, 부지 면적은 6만㎡에 달하며 기존 구자라트 공장보다 6배 큰 규모다. 현재 9개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며, 2028년까지 16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빙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 7일 자산효율화 일환으로 신라명과와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 위치한 제빵사업부 증평공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롯데웰푸드는 인도 통합법인 설립, 빼빼로 라인 설비 투자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웰푸드를 통해 2004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건과 법인인 롯데 인디아와 빙과 법인인 하브모어 등 두 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내 제과와 빙과 생산시설을 보유하며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아왔다. 2023년 기준 인도 법인 매출액은 약 2700억 원으로, 이는 2019년의 1718억 원에서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특히, 초코파이는 인도에서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빼빼로 역시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브모어는 롯데 브랜드 제품 생산도 확대한다. 현재 구자라트 공장에서 월드콘을 생산하고 있으며, 푸네 신공장에서는 돼지바, 죠스바, 수박바 등을 연내 순차적으로 생산해 인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롯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롯데 브랜드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신공장 준공 및 통합법인 출범 등을 잇따라 진행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롯데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출범하는 롯데 인디아(LOTTE India)와 하브모어의 통합 법인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물류 거점을 통합해 효율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 하리아나 공장을 빼빼로 브랜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올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롯데 외에도 여러 한국 식품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농심은 2016년부터 인도 시장에 진출해 신라면 등의 제품을 현지의 대형 유통망과 협력하여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인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인도 대학생 홍보단 운영 및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인도는 연간 55억 개의 라면을 소비하며,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라면 소비량이 많은 국가다. 또한, 라면 수입 규모에서는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9년 370만 달러(약 49억 원)에 불과했던 인도의 라면 수출액은 2023년 1128만 달러(약 150억 원)로 4년 만에 3배 성장했다.
농심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인도 시장에서 연평균 63%의 성장을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7년부터 인도로 불닭볶음면을 수출해왔으며, 2023년 10월에는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대형 마트에 입점하며 현지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했다.
오리온도 인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 2021년 2월 인도 라자스탄 주에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한 후, 같은 해 3월부터 초코파이 생산을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에는 스낵 생산 라인을 새로 구축해 ‘꼬북칩’을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오리온은 제품의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꼬북칩은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특화된 맛으로 개발되었으며, 초코파이 역시 오리지널 맛 외에도 딸기맛, 망고맛 등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 라인을 추가로 확충해 초코파이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풀무원의 자회사 풀무원샘물은 미국과 인도, 일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미국령 괌과 하와이, 사이판에 생수 수출을 시작한 풀무원 샘물은 올해 인도와 일본 시장으로 생수 수출을 할 계획이다.
인도는 14억 이상의 인구로, 특히 소비지출 성향이 높은 20~30대 비중이 전체 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 시장이 크고 성장 잠재력이 크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의 락다운 기간 중에만 인도인의 한국 드라마와 K-팝 콘텐츠 시청률이 370%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한국 라면의 수입은 1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로의 교통 요지로, 이 지역으로의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인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인도 IANS통신의 뉴스를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저칼로리·저지방·장 건강을 고려한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장과 같은 고단백·고식이섬유 원료가 주목받으며 건강 간식 시장이 성장 중이다.
보고서는 “이는 한국 식품 기업들에게 인도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며,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은 고품질 원료와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건강 간식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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