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의 '워너-뷰티 AI(Wanna-Beauty AI)'.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코리아]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뷰티 산업과 결합하면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피부 타입, 생활 습관, 기후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해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거나 직접 제작하는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2020년 7억5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3년 29억7000만 달러로 네 배 이상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40억500만 달러(약 5조797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 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450억 달러로 평가되며, 2028년까지 연평균 9.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2020년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가 도입되면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고 판매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반 피부 분석,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뷰티 디바이스 등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소비자체험 기반의 뷰티테크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대표기업 중 한 곳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워너-뷰티 AI(Wanna-Beauty AI)'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6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세웠다. 이 기술은 생성형 AI 기반 음성 챗봇 솔루션으로, 사용자의 피부색과 얼굴 비율을 분석해 맞춤형 메이크업을 추천하고 가상 체험을 제공한다.
이 자리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뷰티 미러'와 협업한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도 공개했다. 이 기술은 광학 및 접촉식 피부 진단을 결합해 맞춤형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은 신제품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를 선보이며, AI 피부 분석 기능을 갖춘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오는 3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3년에는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TONEWORK)’를 공식 런칭했다.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한 AI 기반의 맞춤형 기술을 적용했으며, 맞춤형 화장품 중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톤워크 맞춤 파운데이션은 AI 기반의 컬러 진단과 조색 알고리즘에 기반해 얼굴 색상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이 주문 즉시 제품을 조제해 주는 서비스다. 총 820가지 제품 옵션을 제공한다.
코스맥스의 '쓰리와우'(3WAAU)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이다. 소비자의 피부 고민을 분석해 최적의 맞춤케어 에센스를 골라준다. 같은 성분도 점도가 다른 다양한 제형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총3556가지 에센스 처방이 가능하다.
해외기업의 경우 로레알은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개인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회사인 ‘모디페이스(ModiFace)’를 통해 AR(증강현실) 및 AI 기반 피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활용한 맞춤형 화장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퍼스널라이즈드 스킨케어 브랜드 ‘페르소(Perso)’를 통해 소비자 개개인의 피부 요구를 반영한 화장품을 제공한다.
시세이도는 AI 기반 피부 진단 솔루션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고객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피부 환경에 맞춘 제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옵튠(Optune)’이라는 스마트 스킨케어 디바이스를 통해 AI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커스텀미’의 온라인 서비스를 다음 달 중단하고,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AI 기반 피부 분석과 맞춤형 제품 추천 서비스는 계속 유지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의 대중성 확보에 한계를 느껴 전략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고객체험을 강화하고 보다 정교한 맞춤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취지에 충실하기 위함”이라며 “브랜드 차원에서 여러 가지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뷰티 브랜드 헤라(HERA)는 지난해 말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 서비스를 도입해, 아모레 성수 매장에서 개별 맞춤형 립 제품을 제조해주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K-뷰티 열풍과 맞물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고객 반응도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AI, 빅데이터, IoT 기술과 융합되며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의 피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라 즉각적인 제품 조합이 가능한 스마트 화장품 솔루션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친환경 맞춤형 화장품, 개별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스킨케어 등이 차세대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과 함께 맞춤형 솔루션이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며 “뷰티테크 산업의 혁신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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