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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한은행, 6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 '정상혁호' 성장 동력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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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수장 중 유일하게 지난 연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했던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취임 2년 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6일 발표한 ‘2024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조6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8억원(20.5%) 증가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신한은행의 호실적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23년 연간 순이익 1위에 오르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차지했던 하나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5% 감소한 3조35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 또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 영향으로 순이익이 직전해와 비슷한 수준인 3조2518억원(△0.3%)에 머물렀다.

아직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실적 발표가 남았지만, 두 은행의 2023년 순이익은 각각 2조5167억원, 1조7805억원으로 3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2024년 리딩뱅크 타이틀을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것이 확정된 셈이다.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중 연간 순이익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2조27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던 신한은행은 이듬해 국민은행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뒤 하나은행에도 밀리며 2023년 3등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쟁사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홀로 20%대의 순익 증가율을 보이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의 1위 동력으로는 이자·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이 꼽힌다. 금리인하로 순이자마진이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대출자산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자이익(8조8370억원)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또한 같은 기간 4317억원에서 5206억원으로 888억원(20.6%)나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법인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해외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은 지난해 각각 2640억원, 148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성과는 정상혁 행장 취임 2년 만에 달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 행장은 지난 2023년 2월 한용구 전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뒤 후임 행장으로 취임했다.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취임 첫해 3조6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직전 연도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로 은행권이 시끄러웠던 반면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한 해를 보내며 내부통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초 발생한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서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수용해 자율배상을 진행하는 한편,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객 자산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후속 대응에도 나섰다.

이 때문에 정 행장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5대 시중은행장 중 유일하게 추가 임기를 보장받았다. 금융사고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우리은행(정진완), 농협은행(강태영)은 물론 실적이 양호했던 국민은행(이환주), 하나은행(이호성) 등 4개 은행이 모두 행장을 교체한 반면, 신한은행은 오히려 정 행장의 연임을 택한 것. 신한금융이 인사 대상 자회사 CEO의 70%를 교체하며 대폭 물갈이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 행장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 행장은 지난달 2일 신년사에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기존 성장방식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올해 ‘본업의 가치 혁신’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임기 2년차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한 정 행장이 올해도 기세를 이어나갈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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