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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산·경남은행 수장 '내부통제' 이슈가 운명 갈랐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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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빈 부산은행장(왼쪽)과 김태한 차기 경남은행장 후보. 자료=BNK금융그룹

[이코리아] BNK금융그룹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운명이 엇갈렸다. 두 행장 모두 실적 성장을 이끌었지만, 내부통제 이슈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은 지난 17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부산·경남은행을 비롯해 BNK캐피탈·자산운용·신용정보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BNK금융그룹(회장 빈대인)은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BNK신용정보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고 17일 밝혔다.

주목할 부분은 BNK금융의 두 기둥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대해 서로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이다. 실제 자추위는 부산은행에 대해서는 방성빈 현 행장의 임기를 1년 연장하기로 결정한 반면, 경남은행의 경우 예경탁 행장 대신 김태한 부행장보를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BNK금융은 “그룹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기 다른 전략을 취했다”며 “부산은행은 조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중시해 방성빈 은행장의 연임을 확정한 반면, 경남은행은 변화와 혁신을 꾀하며 김태한 부행장보를 새로운 리더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둘 다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 행장과 예 행장의 엇갈린 행보는 이례적이다. 실자 부산·경남은행은 지난해 각각 4555억원, 316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2%, 23.0% 증가한 것이다.

두 은행의 순익을 더하면 총 7718억원으로 BNK금융 전체 이익의 82.1%를 차지한다. BNK금융은 지난해 두 은행의 호실적을 토대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한 80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2023년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행장이 교체된 경남은행의 성적이 더 낫다. 부산은행은 지난 2022년 45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방 행장 취임 첫해인 2023년 3791억원으로 순이익이 16.8%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남은행 순이익은 2539억원에서 2571억원으로 1.3% 증가해 지방은행의 부진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은행은 방 행장 취임 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한 반면, 경남은행은 예 행장 취임 기간 순이익이 24.6% 증가한 셈이다.

2년간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예 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재임 기간 계속된 내부통제 이슈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남은행은 PF 대출 업무 담당 직원이 문서 위조 등을 통해 지난 2008~2022년까지 약 300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가 적발된 사건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6개월 일부 영업정지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는 인가취소 전 단계의 중징계에 해당한다.

해당 사건은 예 행장 재임 기간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현 경영진의 수습 책임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 행장은 횡령 사태로 발생한 손실을 수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 일부 환수를 추진하다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환수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사고 수습 과정에서 오히려 조직 내부의 지지를 잃게 된 셈이다.

반면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해 호실적 외에도 시금고 수성에 성공했다는 점이 방 행장 연임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 부산시는 지난해 주금고 운영기관으로 부산은행을 선정했는데, 주금고는 부산시 올해 예산 16조원 중 70%가량인 일반회계와 19개 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대형은행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시금고 수성에 성공한 것은, 단순한 수익 차원을 넘어 지역은행으로서의 자존심과 연관된 성과다.

BNK금융은 “부산은행은 최근 부산시 금고 유치 경쟁에서 성과를 거뒀고, 2024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2%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방성빈 은행장의 연임을 결정, 기존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남은행 CEO 인사에 대해서는 “후배 직원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고자 예경탁 은행장이 용퇴를 결심한 가운데 경남은행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며 “김태한 후보는 여신심사부장을 포함한 다양한 부서를 두루 경험하며 경남은행의 내부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적임자로 추천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추천된 CEO 후보는 각 계열사의 임추위와 이사회를 통해 최종후보로 확정되고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연임과 교체로 운명이 엇갈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올해도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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