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기업, 정부의 미래 기술 역량 준비 방안. 자료=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이코리아]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각국은 AI 인재 확보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등 AI 선도국들은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로 글로벌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AI 이니셔티브 액트(AI Initiative Act)를 발효하여 AI 연구와 교육을 지원하는 연방 자금을 확대했다. 또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AI 연구소를 설립하여 학계와 산업계 간 협력을 증진하고 있다. 글로벌 AI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적극적인 인재 확보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2017년 발표한 '차이나 AI 발전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AI 선도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학의 AI 전공을 확대하고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AI 연구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영국은 AI 섹터 딜(AI Sector Deal)을 통해 AI 연구소 설립과 교육 과정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AI 관련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산업 훈련 및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업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캐나다는 팬-캐내디언 AI 전략(Pan-Canadian AI Strategy)를 통해 AI 연구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주요 대학 및 연구소를 중심으로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정책을 완화하고 AI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AI 인재 확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AI 리서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신진 연구자들에게 AI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멘토십과 실무 경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AI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스쿨'과 'AI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하여 개발자와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IBM은 'AI 학습'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AI 교육 과정을 제공하며, 'AI 엑설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이 AI 솔루션을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AWS AI & ML 스칼라십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전문가들에게 AI 및 머신러닝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AWS 리인벤트'와 같은 행사를 통해 AI 관련 최신 기술과 교육을 공유하고 있다.
메타의 경우 인공지능 연구소 '페어(Facebook AI Research)'를 통해 AI 연구를 주도하며, 'AI 리서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원생과 연구자들에게 AI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우리 정부와 민간 기업도 AI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9년 AI 인재를 양성하고, AI 기술을 국가경쟁력으로 삼기 위한 ‘AI 국가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정부는 전 국민의 디지털 기회 확대와 역량 강화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2년 8월에 발표한 범부처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에 맞춰 2026년까지 디지털 100만 인재양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정부 주도 사업을 살펴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스타트업 AI기술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9개월간 AI 실무 교육을 제공하고, 기업과의 취업 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매년 1만 명의 AI 인재를 양성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핵심 AI 교육 기관으로 개편 중이다.
민간 기업의 AI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LG CNS는 연세대 대학원과 협력해 AI 전문 학과를 신설하고,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KT는 6개월 무상 교육 과정인 에이블스쿨을 운영하며, 수료생에게 그룹사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원컴퍼니와 업스테이지는 AI 부트캠프를 운영하며, 실무 중심의 AI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데이터 분석 인력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실무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재직자의 역량 개발 및 활용 측면에서 실효성이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도 다양한 AI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충남대학교의 글로벌 SW·AI 인재 프로그램은 고급 알고리즘 및 실전 코딩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멘토들과의 협업을 통해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두의 연구소(아이펠)는 고용노동부의 국비 교육과정으로, 누구든지 AI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다. 주요 AI 관련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실무와 밀접한 교육 내용을 운영하고 있다. 또 청년 SW 아카데미(SSAFY)는 비전공자도 참여 가능한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AI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AI 인재 부족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AI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 1월에 발표한 '지속가능한 디지털 전환 : OECD 보고서로 본 한국의 기회와 도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AI 인재 집중도는 0.8%로 이스라엘(1.1%), 싱가포르(0.9%)에 이어 3위로 조사됐다. 하지만 2016년~2023년 사이에 한국 AI 인재 집중도는 50% 증가하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에 인재 유출로 인해 AI 인재 집중도가 오히려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는 2016년 이후 우리나라의 AI 인재 풀이 다른 경제 선진국들에 비해 성장하지 못했고, 2019년 이후에는 AI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한국이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 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회의 발전을 주도할 리더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KIET)도 지난해 발표한 ‘AI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일자리를 약 327만개로 전망, 제조업 내 주요 산업 및 전문가 직종 일자리 소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AI혁신을 선도하는 미국은 민간주도, 중국은 국가주도로 인력양성, 우리는 정책지원을 바탕으로 민간투자를 확대하는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와 고급 AI인력 양성을 위해 산업별·직종별 노동수요 변화를 고려한 국내 인력양성 정책의 선제적 보완과 개선이 긴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기업이 필요 인력을 직접 선별·교육하여 인재 양성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정부는 기초연구 및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여 민-관 주도모형의 장점을 조합한 한국형 모델로 AI 성장동력 확보를 제언한다"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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