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한미약품, 외부 평가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3. 10.
728x90

한미약품본사. 사진=한미약품그룹

[이코리아] 한미약품그룹이 1년여 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선진적인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글로벌 제약사처럼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후보군을 확정했다. 이번 이사회 구성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반을 다지는 한편, 그룹의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을 사내이사 후보로, 최현만(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김영훈(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이 중 김재교 후보는 대표이사로 내정돼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입사했으며, 심병화 후보는 CFO로 내정돼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특히 김재교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내정됐으며, 이는 창사 이래 최초로 지주사 대표를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이 맡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부회장은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이상 경영기획, 글로벌 전략, 인수합병(M&A), 기술 수출 등 투자 업무를 총괄해온 베테랑이다. 특히 2018년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기술 수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으며, 2021년 메리츠증권에서 바이오벤처 투자 본부를 이끌며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인정받았다.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의 사외이사 선정도 한미약품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 방향의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최 전 대표는 1997년 미래에셋그룹 창업 멤버로 합류한 후 25년간 근무하며 다양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1999년 미래에셋증권의 초대 CEO를 맡은 이후 2017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으로 복귀해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의 통합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고객 예탁 자산 400조 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 자기자본 10조 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한미약품은 최인영(한미약품 R&D센터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김재교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이영구(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및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은 한미약품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력사인 한미약품은 이미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가 비만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주도하며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지주사 대표 내정으로 그룹 전체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한양정밀 측의 영향력 증가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경우 유한양행 출신으로 오랫동안 이쪽 분야에 계셨고 또 기술수출 성과가 있는 만큼 그런 부분에선 본다면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올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종식 및 다수의 연구개발(R&D) 모멘텀을 전망하고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미약품 리포트를 통해 "최근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바, 2025년 본업 실적 회복을 통해 의구심이 해소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R&D 파이프라인은 순항 중"이라며 "현재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체중감량을 보이고 있는 릴리의 retatrutide 동일 계열 LA-GLP-1/GIP/GCG HM15275의 임상1상은 오는 6월 ADA에서 체중감량효과 및 안전성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머크에 기술수출한 GLP-1/GCG efinopegdutide는 MASH 임상2상 환자 모집을 성공적으로 완료, 올해 말 데이터 발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전임상에서 근육량 증가를 보인 LA-UCN2 HM17321의 IND 신청이 올해 2분기로 예상된다. HM15275와 HM17321은 체중 감량의 질(근감소) 측면에서 병용요법 관심 또한 높다"며 "이 외에도 국내 비만 임상3상 중인 GLP-1 efpegienatide는 2026년 초 허가 신청, 2026년내 국내 출시 가능성이 있고, GLP-1/GIP/GCG efocipegtrutide MASH 임상2상 또한 순항중"이라고 전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동사의 주가는 1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 및 굵직한 R&D 모멘텀 부재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었으나, 2025년에는 경영권 분쟁 해소가 기대되고, 다수의 R&D 모멘텀 존재하여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미약품의 R&D 역량이 해마다 강화되고 있다. R&D 인력은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675명으로 더욱 확대됐다. 또한, R&D 투자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 2021년 1615억 원에서 2022년 1779억 원, 2023년 2050억 원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23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과 기술 혁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미약품그룹의 이번 변화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와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