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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나금융 함영주 2기 출범,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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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이코리아] ‘함영주 2기’ 체제에 돌입한 하나금융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끌어올린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비은행 강화 및 주주환원율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영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3월 취임한 함영주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3년 더 하나금융을 이끌게 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대부분 함 회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실제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 회장 연임 안건의 찬성률은 81.2%로 집계됐다. 하나금융 지분 9.68%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함 회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예탁결제원이 집계한 외국인 주주 사전투표 결과에서도 63.7%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 회장이 압도적인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로는 실적 성장이 꼽힌다. 실제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1.3% 증가한 3조57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업황 악화에 따른 비은행 계열사 부진과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3조4217억원(△4.2%)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다시 3조73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2년 만에 경신했다.

이 기간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 2022~2023년 2년 연속 순이익 1위를 기록하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획득했다. 하나카드 또한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221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3년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던 하나증권도 지난해 22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첫 임기 동안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끌며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갖추는 데 성공했지만, 함 회장이 새 임기 동안 풀어야 할 숙제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경쟁사 대비 취약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5.7%에 불과하다. 함 회장 취임 전인 2021년 32.9%에 달했던 비은행 기여도는 함 회장 취임 후 급락해 2023년 4.7%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회복되며 기여도도 상승했지만, 다른 금융그룹과 어깨를 견주기에는 모자란 수준이다. 실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각각 40%, 25.2%로 하나금융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중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지난해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 손실 사태가 반영된 것으로, 2023년에는 41.7%에 달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당분간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강화는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투자증권을 부활시키고 동양·ABL생명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부문이 가진 본업 경쟁력 강화로 자본요구수익률에 맞는 이익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룹 최고경영자(CEO)도 해외투자자와의 미팅에서 인오가닉 성장(적극적 인수합병 등을 통한 외적 성장)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함 회장 또한 지난해 홍콩 투자설명회에서 “단순히 외형 성장을 위한 M&A가 아닌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수익이 나는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그룹의 기초체력을 높이기 위해 충전하는 축적의 시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장 공격적인 M&A에 나설 계획이 아닌 만큼, 함 회장 2기 체제에서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자체적인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환원율 제고 또한 함 회장 2기에서 중요하게 다룰 과제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고 주주환원율을 지난해 38%에서 오는 2027년 50%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금융사의 주주환원여력을 판단하는데 사용되는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로 보면 하나금융은 밸류업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 및 위험자산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13%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3년 말(13.22%)과 비교하면 0.09%포인트 감소했다. 함 회장 취임 전인 2021년 말(13.78%)과 비교하면 0.56%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한편, 함 회장은 25일 연임이 확정되자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3년 더 하나금융을 이끌게 된 함 회장이 비은행 강화와 주주환원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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