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2024 당근 연간실적, 출처-당근]
[이코리아] 당근이 2024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891억 원, 영업이익 3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8%, 3배의 성장을 보이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당근은 ‘매일 찾는 앱을 만드는데 집중한 까닭’이라고 이유를 밝힌다.
당근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당근이 창사 8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을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만든 일시적 성과라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 당근은 당시 매출을 크게 키웠지만, 마케팅 지출은 전년의 1/5 수준으로 줄어든 모습을 보이면서 '광고 사업을 성장시키기는 했으나 겨우 최소 운영비용 정도를 감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8일 공시된 당근마켓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근의 인건비와 광고비는 30% 넘게 확대되었고, 임직원 수도 1년 새 100명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매출과 이익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결 기준 실적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억과 84억 원으로, 연결 기준으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달성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당근이 이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최근 당근 주주총회에서 황도연 대표가 한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황 대표는 “당근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정체되어있지만 동시에 앱 사용성이 크게 늘며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라며 “이미 국민 1/3 이상이 가입한 서비스이니, 이제는 무리하게 새 사용자를 끌어오기보단 ‘매일 쓰는 앱’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근이 MAU보다는 DAU(일간 활성 사용자 수) 성장과 서비스 간 교차 이용에 더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뜻다.
당근은 앱을 더 자주 오래 쓰게 만들기 위해 중고 거래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정체성을 재정비했다. 이에 맞춰 아르바이트, 부동산, 이사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하고, ‘당근 모임’ 같은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했다.
실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당근 앱의 트래픽 지표를 보면, 당근의 노력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알 수 있다. MAU는 거의 그대로지만, DAU는 2022년 6.4%, 2023년 9.7% 증가하며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러한 바탕 아래 광고 상품의 고도화까지 더해지니 광고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사용 시간이 2023년 12.7%, 2024년 13.2%씩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광고주의 수도 2023년 대비 37%, 집행 광고 수는 52%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광고 매출 역시 48% 성장했다.
올해는 세계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모양새다. 당근은 2019년 글로벌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 미국, 일본, 영국 등 4개국 1400여 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캐나다에서 누적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에 업계에선 만약 당근이 해외에서도 사용자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후 국내처럼 광고로 수익화에 성공한다면, 수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증명해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근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현지 맞춤형 ‘하이퍼 로컬 전략’ 때문이다. 하이퍼 로컬 전략이란 단순히 국내 서비스를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 아닌 각 국가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맞춰 서비스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캐나다는 인구 밀도가 낮고 도시 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거래 가능 거리를 최대 50km까지 확대해 사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당근이 ‘지역 기반 소셜 네트워크’로 인식될 정도로 강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중고 거래를 넘어 지역 주민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도움으로 주고받는 플랫폼이란 차별화된 정체성이 잘 공략된 사례라 볼 수 있다.
당근은 캐나다 전역 서비스 확대를 발판으로 본사 인력을 캐나다로 추가 파견하며 현지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자리 잡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거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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