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젝트 무한' = 삼성전자 제공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올해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XR(확장현실) 글래스 '무한'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애플 역시 '비전 프로'의 후속 기기와 증강현실 안경 개발에 착수하며 침체된 XR 시장에 활기가 돌아올지 주목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 1월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전 분기 대비 16% 감소하며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침체되자 XR 시장도 함께 쇠퇴했으며,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공간컴퓨터 '비전 프로'는 3,499달러(약 470만원)라는 높은 가격과 호환 앱의 부족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XR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AI와 결합된 신기술과 신제품을 앞세워 2025년을 전환점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IC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도 메타버스와 XR이 AI와 융합된 형태로 재조명받으며, 공간 컴퓨팅의 미래를 제시하는 다양한 신기술이 공개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며 XR 시장 재편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열린 ‘XR 언락(XR Unlocked)’ 행사에서 공개된 이 플랫폼은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시각·청각·움직임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 환경을 넘나드는 몰입형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은 안드로이드 XR이 적용될 최초의 헤드셋으로,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무한(無限)이라는 이름 그대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간에서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용자는 대형언어모델(LLM) '제미나이'와 대화하며 실시간으로 새로운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AI가 대화 맥락에 따라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는 등 각종 AI 기능이 탑재된다.
한편 삼성전자와 구글이 안드로이드 XR 글래스를 개발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구글 AR·XR 총괄 샤람 이자디(Shahram Izadi)는 최근 TED 강연에서 해당 기기의 초기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실시간 페르시아어 번역, 책 스캔, 분실물 탐색 등 AI 기능을 시연했다. 이 기기는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연결돼 모든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으며, 경량화를 위해 복잡한 칩셋 대신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활용하는 ‘폰 연동형 설계’를 채택했다.
테크레이더 등 해외 기술매체에 따르면 이 제품은 삼성 제조로 개발되고 있으며, 2026년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프로젝트 무한’보다 한층 더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이 스마트 글래스는 디스플레이를 통한 시각 정보 전달이 가능하며, 차세대 휴대용 AI 에이전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애플 비전 프로 - 애플 누리집
애플 역시 지난해 출시한 '비전 프로'의 후속기기 개발에 착수하며 XR 경쟁을 이어나간다. 비전 프로의 경우 애플이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700g에 달하는 무게와 높은 가격, 제한된 호환 앱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 성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비전 프로 2세대는 전작보다 더 가볍고 저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개발중이며, 맥 OS 기기와 유선으로 연동이 가능한 새로운 헤드셋 역시 개발 중이다.
한편 애플은 비전 프로의 후속작과 함께 스마트 안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팀 쿡 CEO는 현재 스마트 안경 개발에 시간을 쏟고 있으며, 해당 기기는 카메라와 마이크, AI 기능을 탑재해 일상적인 정보 탐색, 번역, 물체 인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이 스마트 안경을 준비해왔으며, AR용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자체 개발해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메타 누리집
현재 MR 헤드셋 '메타 퀘스트 3',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 등의 제품으로 X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타 역시 차세대 스마트 안경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1월 투자자 회의에서 2025년을 “메타의 스마트 안경 전략에 있어 결정적인 해(defining year)”라고 선언하며, 3세대 레이벤 메타 스마트 글래스의 출시를 암시했다.
현재까지 메타는 1세대 ‘레이벤 스토리’(2021년), 2세대 ‘레이벤 메타’(2023년)를 선보였으며, 올해 공개될 3세대 제품은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 미리보기, 스마트폰 알림 표시 등 시각 정보 출력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탑재형 스마트 안경이 될 전망이다. 저커버그는 이를 두고 “3세대 제품이 수백만, 수억 대로 이어지는 AI 글래스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메타가 오픈소스 거대 언어모델 '라마'를 통해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신제품 스마트글래스에도 실시간 번역, 시각 인식 기반의 AI 보조 기능, 영상 촬영 및 SNS 스트리밍 등 다양한 AI 기반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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