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 은행지주사 CEO들이 보유한 자사주 비중. 자료=금융감독원
[이코리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 자본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 취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9일 JB금융 주식 1만2127주를 장내 매수했다. 1주당 취득단가는 1만6542원으로 총 매입가는 약 2억원 수준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취임 이후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빠짐없이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 사례만 8건에 달한다.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량은 취임 4년차인 2022년 10만주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장내 매수해 현재 총 보유주식 수가 16만주에 달한다. 이는 JB금융 전체 상장주식 수의 0.0083%에 해당하는 것으로, 7개 은행지주사 회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JB금융은 김 회장이 책임경영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임원에게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은 경영성과와 주가를 연동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책임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임원이 성실하게 경영능력을 발휘해 기업의 실적을 개선시키면, 그에 따라 주가가 상승해 임원도 자연스럽게 보상을 받게 되기 때문.
게다가 지난해 초부터 정부가 의욕적으로 도입한 밸류업 프로그램 덕분에 이러한 책임경영 기조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월 임원들에 대한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원 성과급과 주가를 연계해 실적 성장뿐만 아니라 주가 관리도 강화하는 경영전략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대표 업종인 금융권 또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임원들의 자사주 취득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지주사 회장들도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수 차례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적극적인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지주사 CEO들의 자사주 보유량이 전반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7개 은행지주사 회장 중 자사주 보유량이 가장 많은 것은 김기홍 JB금융 회장(16만주, 0.0083%)였으며, 그 뒤는 최근 시중금융그룹으로 전환한 iM금융지주의 황병우 회장(4만727주, 0.024%),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5만1885주, 0.016%) 등의 순이었다.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지난 2021년 처음 자사주를 취득한 이후 2023년을 제외한 매년 자사주를 매입해오고 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또한 지난 2023년 취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4대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했다. 함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 주식은 전체 주식 수의 0.005%에 해당하는 1만5132주로 집계됐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 회장으로서의 첫 임기가 마무리될 즈음인 지난해 12월 5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당시 하나금융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주식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전체 주식의 0.004%에 해당하는 1만8937를 보유해 함 회장의 뒤를 이었으며,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양종희 KB금융 회장(5914주, 0.002%),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1만주, 0.001%)의 순이었다.
은행지주사 CEO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로 보면 순위가 조금 달라진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지주사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 가치를 계산하면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27억616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는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9억519만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8억7312만원), 빈대인 BNK금융 회장(5억2300만원), 양종희 KB금융 회장(4억7312만원), 황병후 iM금융 회장(3억7672만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1억6440만원) 등의 순이었다.
한편 J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여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지주사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이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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