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가 의무화된 후 여러 게임에서 잇따라 확률 조작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안에 따라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가 본격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유상 구매 가능한 모든 게임 아이템의 확률 정보공개가 의무화되었으며, 각 게임사는 홈페이지와 게임 내 공지를 통해 이용자가 알아보기 쉬운 형태로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확률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일부 게임에서 기존에 공개되던 확률과 실제 게임에 적용되던 확률의 수치가 다른 경우가 다수 발견되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위메이드가 서비스 중인 MMORPG ‘나이트크로우’는 지난 29일 공지사항을 통해 확률형 상품의 확률 표기 오류에 대해 사과했다. 운영진은 나이트 크로우가 그동안 공식 웹사이트의 게임 가이드와 공지 사항을 통해서만 제공되던 확률 정보를 게임 내에서도 쉽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난 21일 인게임 내 확률 정보를 추가 했으며, 이 과정에서 특정 확률형 아이템 1종에 대한 웹사이트 내 확률 정보가 해당 아이템의 게임 내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아이템은 ‘조화의 찬란한 원소 추출’이다. 공개된 표에 따르면 낮은 등급의 ‘고급’아이템은 표기된 확률(18.39604%)보다 실제로 나올 확률(19.14%)이 더 높으며, 반대로 가장 높은 등급의 ‘전설’ 아이템은 안내된 확률(0.00396%)보다 실제로 나올 확률(0.002%)이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영웅 등급의 아이템의 경우 기존에 안내된 획득 확률은 0.2%였지만 실제 획득 확률은 0.064%로 기존에 표기되던 확률이 실제 획득 확률이 3분의 1밖에 안 되던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진은 이번 사례는 확률형 아이템들에 대한 웹사이트 내 확률 정보 등록 시의 실수로 인한 것이며, 웹사이트에서 잘못 안내되었던 해당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실제 게임 내 적용된 확률 정보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또 운영진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에 대한 공개를 더욱 확대, 강화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드리게 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이용자들에게 사과했다.
나이트크로우 이용자들은 운영진이 확률을 조작했으며, 이를 단순히 사과로 넘어가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나이트 크로우 누리집에서 이용자들은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면 끝나지 않는다.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들에게 보상해야 한다.", "단순 실수든 확률 조작이든 유저들에게 보상해라."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이와 관련해 공정위에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확률형 아이템 표기 논란은 웹젠이 서비스하는 ‘뮤 아크엔젤’에서도 벌어졌다. 특히 일부 아이템의 경우 뽑기를 일정 횟수 이상 시행하지 않으면 아예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논란은 커졌다.
예를 들면 '레전드 장신구 세트석 패키지(360~400레벨)' 아이템의 경우 기존에는 0.29%의 확률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고 표기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뽑기를 99회 실행할 때 까지는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0%로 설정되어 있던 점이 밝혀졌다. 사실상 이용자가 뽑기를 99번 진행할때 까지는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이용자들은 이번 일이 단순한 표기 오류가 아닌, 사실상 표기를 조작한 사기였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용자들은 "이번 일은 단순 표기 오류가 아닌, 엄연한 사기이자 소비자 기만이다." "확률 조작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점이 유감이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한 이용자는 "이건 단순 환불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뽑기를 이용한 모든 이용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뮤 아크엔젤 운영진은 21일 공지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지 강화 노력의 연장선으로 확률정보를 더욱 투명하고 직관적으로 안내드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전반적인 전수조사를 진행했다."라며 "검수를 진행하던 중, [축제 룰렛] [지룡의 보물] [세트 보물 뽑기] 콘텐츠 내 특정 아이템에 대한 “획득 가능 회차” 및 “확정 획득 회차”에 대한 확률표기가 실제 게임 내 확률과 상이한 오류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운영진은 2일 추가 공지를 통해 아이템 회수 없이 별도로 마련한 환불 기준에 따라 다이아 및 현금(계좌이체 환불) 지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뮤 아크앤젤'의 확률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동 게임에서 불거진 옵션 확률 조작 문제와 함께 이번 확률조작 문제를 올해 신설된 중점조사팀으로 옮겨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그라비티가 서비스중인 라그나로크에서도 확률 논란이 일어났다. 라그나로크 운영진은 판매 중인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전수 검사 결과 일부 아이템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해 이를 수정했다고 공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아이템의 실제 획득 확률이 표기된 등작 확률보다 현저히 낮은 것이 발견되며 논란이 일었다. 예를 들면 '마이스터 스톤', '리로드 스톤', '크리티컬 스톤' 등의 아이템의 경우 획득 확률은 0.8%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실제 획득 확률은 0.1%에 불과했다.
운영진은 26일 온라인 방송을 통해 이번 오류는 QA팀, 운영팀, 사업팀 등 내부 부서에서 크로스체크를 거치며 작업하는 과정에서 오기입과 자료 누락으로 일부 아이템의 확률이 전달되지 못해 이와 같은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 오류를 방지하고 확률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홈페이지와 게임 내에서 보다 상세히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사과했다.
공정위는 1일 라그나로크의 아이템 확률 허위표시 및 조작 의혹 민원을 사건으로 접수하고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잘못된 확률 공개로 인한 이용자들의 피해와 그라비티가 의도적으로 확률을 조작했는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며, 현장 조사를 통한 추가 자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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