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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뱅 3사 자산 100조원 돌파..금융권. '메기' 역할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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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 총자산 증가 추이. 자료=각 사

 

은행권 혁신을 위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메기’ 역할에 그치지 않고 위협적인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뱅’ 3사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01조6487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한 지난 2021년 말 약 64조원이었던 인뱅 3사의 총자산 규모는 2년 만에 어느새 1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물론 덩치가 커졌다고 해도 시중은행과 비교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성장 속도 측면에서는 기존 은행이 인뱅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산 규모는 2년간 59.5%(38조원)나 증가했다. 특히 막내인 토스뱅크의 경우 이 기간 총자산이 79.4%나 불어났으며, 그 뒤는 케이뱅크(60.7%), 카카오뱅크(51.2%) 등의 순이었다. 

 

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자산은 지난 2021년 2161조원에서 지난해 2396조원으로 10.9%(235조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2년간 자산이 16%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국민·신한은행의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5대 은행 대비 인뱅 3사의 자산 비율도 2021년 2.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4.2%를 기록하며 2년간 1.3%포인트가 증가했다.

 

단순히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전년 대비 326.3%나 폭증한 약 3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순이익이 1.7% 증가하며 성장이 둔화된 시중은행이나, 오히려 순이익이 8.5% 감소한 지방은행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대출성장 둔화, 이자마진 축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 및 각종 금융사고, 상생금융 부담 등으로 은행권 수익성이 악화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에 요구받아온 ‘메기’ 역할을 넘어 비중 있는 경쟁자로 성장해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이 지난 2021년 발간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의 효과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이후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던 차주들이 1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을 확률이 증가하면서 1금융권 포용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대형은행, 중형은행, 지방은행 등 1금융권 전반에서 신용대출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의 경쟁자가 되기에는 아직 영업 규모가 작아 실질적인 경쟁 촉진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몸집을 불려 나간다면 금융포용력 향상, 금리인하 등 은행권 경쟁촉진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당초 기대와 달리 시중은행보다도 높은 이자이익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성장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 ‘은행’이 아니라 ‘금융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출범 초기를 고려할 때, 아직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향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이자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터넷전문은행이 지금의 성장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인뱅 1위’ 카카오뱅크가 올해부터는 출범 초기의 전략인 금융플랫폼 강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주택담보대출을 8조원이나 크게 늘리는 등 전형적인 박리다매의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하락하는 NIM(순이자마진)을 예대율 상향을 통해 방어해 왔다”라며  “그러나 이런 방식의 성장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으며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결국 카카오뱅크는 금리 정책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제고하는 방식의 공격적인 성장을 멈추고 ▲트래픽(traffic)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여신보다는 수신기반을 더 중시하며 ▲플랫폼 비즈니스 수익 창출에 주력하는 등 금융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싶던 출범 초기의 경영 전략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1월 펀드판매 시작에 이어 2분기부터는 공모주청약, 외환상품 등 신규 서비스들도 계속 대기 중에 있어 플랫폼수익이 다변화되고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플랫폼수익 확대가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PBR(주가순자산비율)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수년간 빠르게 성장하며 ‘메기’ 역할을 해온 인뱅 3사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시중은행의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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